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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F1 드라이버를 꿈꾸는 임채원(29·에밀리오데빌로타팀)이 첫 도전에서 쾌거를 달성했다.
비가 온 젖은 노면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에서 임채원은 총 13바퀴를 35분52초314의 기록으로 코파컵(F308) 클래스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드라이버가 유럽 F3 데뷔 무대서 2위로 시상대에 오른 것은 임채원이 처음이다. 이날 영국의 카메론(웨스트-테크 F3팀)이 35분50초704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유로피안 F3 오픈 대회는 F312(2012년형) 바디를 사용하는 챔피언십과 F308(2008년형) 바디를 사용하는 코파컵 등 2개 클래스가 통합전 형태로 운영되며 동일한 엔진을 사용한다. F312 머신은 F308 머신보다 약 1~2초 이상 빠르다. 임채원은 예산이 적게 들어가는 코파컵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다.
F3 데뷔 무대서 첫 입상을 거둔 임채원은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권 드라이버에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오히려 빗길 레이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닦은 포뮬러 레이스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임채원은 예선 빗길 레이스에서 톱 기록에 0.5초 뒤지며 2위를 기록한데 이어, 결승에서는 스타트부터 자신감을 갖고 엎치락 뒤치락 추월을 거듭해 선두로 나서는 등 레이스 후반부까지 한국인 최초의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서 추월을 시도하던 다른 드라이버와 살짝 부딪치며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막판 저력을 보이며 2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유럽무대서 혈혈단신 포뮬러3 무대에서 첫 입상한 임채원은 "F3 첫 데뷔 무대서 2위를 거둬 매우 기쁘다. 저의 가능성만 믿고 열정을 다해 도와주신 분들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란 마음으로 임하겠다. 우여곡절끝에 여기까지 온 만큼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로피안 F3 오픈 대회는 올 시즌 27~28일 프랑스서 개막전(1~2전)을 시작으로 포르투갈(3~4전), 독일(5~6전), 스페인(7~8전), 영국(9~10전), 벨기에(11~12전), 이탈리아(13~14전), 스페인(15~16전) 등 7개국서 모두 8차례(16라운드)가 펼쳐진다. 유로피안 F3 머신은 달라라 바디에 2000㏄ 도요타 엔진을 사용하며 최고출력 210마력, 최고시속 260㎞에 달하는 속도를 낼 수 있다.
임채원은 28일 오후 8시35분 시즌 2라운드 결승 레이스에 나선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