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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체육단체장 눈독 들이는 이유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2-06 18:16 | 최종수정 2013-02-07 07:27


한 때는 정치인이 대세였다.

윤보선 전 대통령과 신익희 홍성하 등이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냈다. 대한체육회도 여운형 신익희 조병옥 이기붕 등이 수장을 지냈다. 역대 대한체육회장 32명 가운데 정치인은 11명으로 가장 많다. 그렇게 시대가 흘렀고, 경제 발전과 함께 기업인들이 바통을 받았다. 물질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룩했다.

박근혜 시대의 출범과 함께 체육계를 뜨겁게 달군 단체장 선거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55개 체육회 가맹경기단체(준가맹 3개, 인정단체 12개 제외) 중 49곳의 장이 결정됐다. 기업인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30명 가까이 당선됐다.

새로운 트랜드도 생겼다. 정치인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집행부에서 정치인이 회장을 맡은 단체는 6곳이었다. 8곳으로 늘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 단체장은 4명에서 6명으로 증가했다. 이병석(야구) 김태환(태권도) 이학재(카누) 김재원(컬링·이상 새누리당) 신계륜(배드민턴·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첫 도전에서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하키협회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배구협회, 유준상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롤러연맹을 4년간 더 이끌게 됐다. 윤상현(축구) 한선교(농구·이상 새누리당) 신장용(배구) 이종걸(농구·이상 민주통합당) 의원도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마셨다. 당선, 낙선된 의원을 포함하면 10명이 넘는 정치인들이 체육계의 문을 두드렸다.

정치인들이 체육단체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권력에 가까운 정치인들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을 해결하겠다고 한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영달을 위해 스포츠를 이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 스포츠만한 명함이 없다. 해당 체육 단체와 동호인까지 자기 지지 세력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다보니 찬반이 팽팽한 것도 사실이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회장으로서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경기장도 자주 찾고, 해당 종목 발전을 위해 경기인들과의 접촉도 늘려야 한다. '잿밥'에만 관심을 갖다보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상하 국제정구연맹(ISTF)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연택 전 체육회장이 가세할 조짐이다. 그는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화 될 경우 이 전 회장과 김정행 용인대 총장,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의 새로운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4년 임기의 체육회장 선거는 22일 실시된다. 55개 가맹경기단체 대표와 2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선수위원회 위원장 등 총 58명의 대의원 투표로 뽑게 된다. 7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는다. 체육회 가맹 5개 경기단체장의 추천을 받아야 후보등록이 가능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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