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피겨 여자 싱글은 심심했다. 절대 강자가 없었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의 도토리 키재기 무대였다. 관심도도 떨어졌다. 흥행과 스폰서를 걱정해야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최고의 흥행카드'가 돌아왔다. 1990년생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의 대결이다.
상승세를 탄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둘의 라이벌 대결은 김연아의 승리로 굳어지는 형국이 됐다. 아사다는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둘은 극명하게 갈렸다. 김연아는 휴식 끝에 이 대회에 참가해 은메달을 따냈다. 반면 아사다는 점프 난조에 빠지면서 4위에 그쳤다. 이후 김연아가 휴식기를 가졌다. 아사다로서는 설욕할 기회도 갖지 못했다.
올해 김연아가 복귀를 선언하면서 다시 둘의 경쟁은 시작됐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경쟁이다. 기선은 김연아가 제압했다. 아사다는 8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루 뒤 김연아는 NRW트로피에서 201.61점을 기록했다. 아사다의 시즌 최고점 196.80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둘은 내년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전세계 피겨팬들이 둘의 라이벌 무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