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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는 사비, F1에는 페르난도.' 페르난도 알론소 F1 유럽 그랑프리 우승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6-25 11:26 | 최종수정 2012-06-25 11:27


◇24일 스페인에서 열린 F1 유럽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르난도 알론소(가운데)가 2위 키미 라이코넨(왼쪽), 3위 미하엘 슈마허와 함께 포디엄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LAT

'축구에 사비가 있다면, F1에는 페르난도가 있다.'

유럽인뿐 아니라 전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케 하고 있는 유로 2012이 4강 진출팀을 가린 가운데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조국 스페인을 구한 선수는 사비 알론소. 알론소는 이 경기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스페인을 4강으로 이끌었다.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해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소식으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같은 날 스페인 국민들은 또 한번 환호성을 올렸다. 축구에 사비 알론소가 있었다면 F1에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있었던 것.

알론소는 이날 스페인 발렌시아서킷서 열린 F1 유럽 그랑프리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지난 3월25일 열린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제패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두며 스페인 국가를 울려퍼지게 했다. 앞선 7번의 그랑프리에서 모두 우승자가 달라 대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알론소가 드디어 한발 치고 나오며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을 달성한 드라이버로 등극한 것이다.

전날 열린 예선에서 11위에 그치며 상위권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거둔 우승이었기에 현장을 가득 메운 스페인 국민들에겐 더욱 감동적인 경기였다. '운도 강자의 편'이란 말처럼 알론소에겐 철저히 운이 따른 레이스였다.

11위에서 출발 후 과감한 드라이빙으로 첫 랩부터 8위까지 치고 오른 알론소는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린 28바퀴째에서 머신들의 충돌로 세이프티카가 발동한 사이 간격을 더 좁힌 후, 34바퀴째에서 선두를 달리던 디펜딩 챔프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의 머신이 갑작스런 고장으로 멈춘 사이 1위로 치고 나갔다. 또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로망 그로장(로터스)마저 40바퀴째에서 리타이어 하면서 선두를 한번도 뺏기지 않고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알론소의 뒤에서 역전을 노리던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이 타이어 마모로 인해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에 2위 자리마저 뺏긴 후 결승선을 앞두고 뒤따르던 파스토르 말도나도(윌리엄스)와 충돌하는 사이 '레이싱의 황제'인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치고 오르며 행운의 3위를 차지했다. 슈마허는 지난 2010년 복귀 이후 처음으로 포디엄 달성에 성공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만 43세의 드라이버가 포디엄에 오른 것은 지난 1970년 잭 브라브함(포드) 이후 처음이다.


알론소는 우승을 확정 짓자 서킷에 모인 홈팬들 앞에서 격렬한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우승으로 25포인트를 획득, 총 111점으로 드라이버 부문 1위를 재탈환했다.

하지만 알론소의 독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선에서 11위에 그칠 정도로 페라리팀의 머신은 아직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알론소의 환상적인 레이스 운영 능력에다 운이 따라줬지만 다음 그랑프리에서도 반복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라이코넨이나 그로장의 소속팀인 로터스의 머신이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고, 사상 첫 우승을 경험했던 말도나도 역시 선두를 위협하는데다 월드챔피언 출신인 베텔과 해밀턴, 버튼 등이 건재해 챔피언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대회인 영국 그랑프리는 7월6일부터 8일까지 영국 실버스톤서킷에서 열리고, 코리아 그랑프리는 오는 10월12일부터 14일까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서 개최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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