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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좋았으니 우린 이미 최고였다!" '2관왕'김련구 방원중 특수교사의 서울림운동회 참가후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11-08 13:15 | 최종수정 2022-11-09 06:12


방원중 김련구 특수교사와 김예나 체육교사.  전영지 기자

서울의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숲처럼 어우러지는 '모두의 운동회', 장애학생체육페스티벌 2022 서울림운동회(서울시장애인체육회-스포츠조선 주최,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 후원)가 지난 5일 성료됐습니다. 서울시가 17개 시도 중 처음으로 시도한 20개 중·고등학교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통합체육 운동회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특수교사, 체육교사들의 열정과 헌신, 학교 현장의 따뜻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79명의 교사, 44명의 교사가 함께한 서울림운동회 후 김련구 방원중 특수교사가 보내온 소감문 전문을 소개합니다. 김련구 특수교사와 김예나 체육교사가 이끈 방원중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은 서울림운동회 골밑슛 릴레이와 스태킹릴레이 등 출전한 두 종목 모두에서 압도적인 팀워크로 2관왕에 올랐습니다. 좋은 과정이 좋은 결실을 이끈다는 진리, 세상을 바꾸는 좋은 선생님들의 힘을 새삼 깨닫습니다. <편집자주>



2022 서울림운동회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방원중학교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학생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05/
[김련구 방원중 특수교사의 서울림운동회 참가 후기]

서울림운동회는 장애 아이들뿐만 아니라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회라는 데 큰 의미를 느껴서 참가를 결심했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다 같이 어울리고, 다 같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 팀이 되고 싶었습니다. 특히 장애 아이들이 매순간 정정당당히 경쟁하고 이겨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확신과 성취감을 느끼길 바랐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매일 더욱 열심히, 연습이 실전인 것처럼 훈련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아이들 사이에서 체육관 자리잡기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대회 전 2주간은 학교와 교장선생님, 체육선생님들의 배려로 점심시간마다 저희가 체육관을 우선적으로 쓸 수 있었답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밥 먹자마자 달려와 공을 잡고 신나게 연습을 한 우리 아이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나 장애 아이들은 매일 2시간 이상씩 연습을 했는데 아이들도 매일의 연습을 힘들어하지 않고 웃으면서 즐기고 발전하는 모습에 연습시간이 재미있고 기다려졌습니다.

비장애 아이들도 농구를 못 하는 저를 대신해 장애 친구들에게 슈팅 자세, 골 넣는 법을 세세하게 알려주고, 천천히 발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진심으로 기뻐하고 응원해주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장애 아이들을 잘 아는 특수교사인 저와, 체육에 대해 잘 아는 김예나 선생님, 그리고 세심하게 모두를 챙겨주신 특수실무사 원순임 선생님 셋이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 최고에요!


지금껏 10년이 넘게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설레고 신나고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결과야 어떻든 과정이 즐거웠으니 우리는 이미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운동회에 나왔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정말 날아갈 듯 기쁩니다. 앞으로의 교직생활 내내 추억할 멋진 일이 생겼습니다. 또 연습 기간 내내 마음으로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뒤에서 응원해주신 학부모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서울 운동회는 우리 방원중학교에 진정한 어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값진 경험을 하게 열심히 대회를 준비해 주신 관계자 모든 분들께도 마음을 다해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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