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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스페인)=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한국 남자테니스가 15년 만에 출전한 '테니스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팀 분위기의 선봉에 선 홍성찬은 매 경기 투혼으로 맞섰다. 객관적 기량이 열세인 부분을 정신력으로 만회해보려는 투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1승을 챙기지 못한 건 냉정한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홍성찬은 이번 대회를 통해 발전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홍성찬은 "1승을 하지 못했지만, 세계 상위랭커와의 맞대결은 내 인생에서 없었던 일이다. 레벨차는 많이 느꼈다. 뭔가 부족한 부분을 확신하게 느낀 것 같아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이다"고 밝혔다. 이어 "잘하는 선수들 공도 받아보고 물론 경기는 졌지만 자신감은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앞으로 권순우와 정 현 형처럼 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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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는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톱20 안에 있던 선수를 이겼고, 알카라스에게는 졌지만 잘했다"면서 "국가대항전을 통해 발전한 것 같다. 다음주 코리안오픈을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알카라스에게 칭찬도 유발했다. 알카라스는 "이번 무대는 실내 하드코트였다. 어려운 상대였다"며 "권순우는 서브가 강하고, 볼 스피드도 빠르고 세게 치는 스타일이다. 경기를 주도적으로 풀어가는 매우 좋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역사를 쓴 건 송민규-남지성 복식조였다. 캐나다전에서 석패한 뒤 세르비아전에서 니콜라 카시치(복식 62위)-필립 크라지노비치 조(복식 400위)를 상대로 2-0(6-4, 6-2 완승을 거뒀다.
국군체육부대 소속이던 2015년 처음 복식 호흡을 맞췄던 송민규-남지성 조는 역대 데이비스컵 본선 복식에서 사상 첫 승을 따냈다. 2015년 3월 복식 페어로 처음으로 데이비스컵에 출전했던 송민규-남지성 조는 2020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남자테니스 복식 사상 첫 메이저대회 본선 최초 및 2회전 진출을 이뤄낸 바 있다. 2021년 호주오픈에서도 2년 연속 2회전에 진출했다.
주장 송민규는 "TV에서만 봐왔던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좋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추억을 가져가게 돼 좋다. 이번 대회가 한국 테니스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남지성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라는 대회는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꿈의 무대다. 대회는 끝났지만 아쉬운 면도 있고 홀가분하기도 하다. 이번에 (파이널스 대회) 맛을 봤으니 앞으로 내년을 위해 준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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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아시아 선수들이지만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이 좋은 선배들을 본받아 기량을 펼치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렌시아(스페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