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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스페인)=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세계랭킹으로 보면 완패가 예상됐다.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B조 조별리그 1차전 1단식 주자 홍성찬은 467위, 캐나다의 바섹 포스피실은 141위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승부는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 펼쳐졌다.
이날 홍성찬은 날카로운 서브와 빠른 발로 스트로크 플레이를 유도해 상대 실수를 유도했다. 포스피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승부는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졌고, 마지막 승리 포인트는 경험이 많은 포스피실의 몫이었다.
하지만 홍성찬의 투혼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자신이 6개월 동안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를 위해 준비한 것을 코트 위에서 고스란히 녹여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놀랐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고 시작했고 이기고 싶었다. 내 자신에게 크게 놀라진 않았다. 아쉽긴 했다"고 덧붙였다. 발렌시아(스페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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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들어가기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애국가가 나오자 정말 긴장감이 고조됐다. 결혼식 이후 두 번째 맛보는 긴장감이었다.(웃음) 경기가 잘 풀려서 조금씩 긴장이 풀렸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놀랐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고 시작했고 이기고 싶었다. 내 자신에게 크게 놀라진 않았다. 아쉽긴 했다.
-아깝게 패한 것이 다른 경기에서 도움이 될 것 같나.
너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뛰는 것이 처음이었다. 긴장도 됐지만 이번 경기가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 전략은 어떻게 가져갔나.
바섹 포스피실 한국에도 많이 왔고, TV로도 많이 봤다. 경기 영상을 보면서 내 장점인 빠른 다리로 길게 끌고 가려고 했다. 그래도 잘 전략이 먹혔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조금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3세트 초반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9점 연속 따냈다는 것을 몰랐다.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3세트 초반에 격차가 벌어진 것이 집중력이 올라왔었다는 증거였다. 다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나 하나에 집중했을 뿐이다.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한 기분은.
투어 선수들과 해봤는데 공도 무겁고, 피지컬적으로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조금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타이 브레이크 상황을 설명해준다면.
타이 브레이크 경기를 많이 해보지 않았다. 상대도 긴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이겼다면 한국에 힘이 될 수 있었다. 조금은 부담이 됐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져서 아쉽다.
-모자를 거꾸로 쓰는 이유가 있는가.
고교 때까지는 앞으로 썼었다. 그런데 대학교 때부터 레이튼 휴이트가 모자를 뒤로 쓰면서 나도 나만의 시그니처를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