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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세번의 시련은 없었다.
수잔 슐팅(네덜란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세계적 스케이터들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은 1500m 2연패.
그의 '컨디션'은 그냥 만들어 진 게 아니다.
두 번의 시련이 있었다.
부푼 꿈을 품고 시작한 혼성계주.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이 됐다. 하지만, '악몽'이었다. 가볍게 생각한 준준결선. 2위로 달리던 한국은 박장혁이 빙판에 걸려 넘어지면서 충격적 탈락.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남자 1000m 황대헌과 이준서의 황당 실격으로 중국의 '편파판정' 공포가 엄습했다.
최민정은 500m에서 과감한 도전을 했지만, 예선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다. 넘어지면서 그대로 탈락.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최민정은 마음을 다잡았다. '얼음공주'라는 별명답게 "비록 넘어졌지만, 지금까지 노력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됐다. 베이징 현지에서도 개인 연습을 통해 '와신상담'했다.
결국, 한국의 3000m 여자 계주 준결선에서 혼신의 스퍼트로 결선에 진출시켰다. 결선에서도 결국 마지막 스퍼트로 은메달을 따냈다. 1000m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온갖 악재에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던 그도 인간이었다.
모든 것을 토해낸 최민정은 홀가분해졌다. 1500m가 남았다. 마치 1000m 황대헌과 같은 기량이었다.
뛰어난 가속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체력을 지닌 최민정은 거칠 것이 없었다. 결국 1500m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두 번의 시련'이 그를 덮쳤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최민정은 "평창 때보다 더 기쁘다.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이 있어 더 후련하다. 준비했던 것을 믿고 흔들리지 않아 웃으면서 끝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에게 '세번의 시련'은 없었다. 철저한 준비와 자신에 대한 무한한 믿음. 최민정의 마지막은 해피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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