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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LIVE] 사상 첫 올림픽 스노보드 금 도전 이상호. '0.5m 변화'를 '4cm 적응'으로 승화시켰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2-07 15:17 | 최종수정 2022-02-08 05:00


이상호. 스포츠조선 DB

평창동계올림픽 이상호. 스포츠조선DB

[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은 변화가 있다.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는 스노보드 대회전이었다. 한 명씩 내려와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부터 흥미를 더하기 위해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한 개의 코스를 내려오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바뀌었다. 명칭도 평행 대회전이 됐다.

예선을 거쳐 상위 16명이 16강에 진출, 토너먼트 형식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을 가리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배추보이' 이상호는 6개월 전 급격한 변화를 택했다.

세계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흐름이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

평행대회전은 기문과 기문 사이를 빠르게 빠져 나오는 게임이다. 최근 기문 사이의 거리가 길어졌다.

20~25m의 기문 사이의 거리. 대회마다 다르게 배치할 수 있다. 단, 최근 경향은 기문 사이의 거리를 넓히는 추세다.


보통 22m~22.5m였지만, 22.5~23m까지 늘렸다. 0.01초의 승부를 다투는 경기에서 0.5~1m 사이의 거리는 엄청난 차이를 유발한다.

기문 사이 거리가 길어졌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스피드가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긴 플레이트를 타야 한다. 가속도가 더 날 수 있는 구조다. 대신 회전 시 좀 더 섬세한 컨트롤이 요구된다. 스피드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빠른 회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파워도 늘려야 한다.

이상호는 1m85의 플레이트 길이를 1m89로 늘렸다.

이상호를 지도하고 있는 봉민호 감독은 "통상적으로 플레이트 길이가 늘어나면 적응에 1년 정도가 걸린다"며 "하지만 이상호는 타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다'고 했다. 물론 컨트롤을 섬세하게 하는 등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6개월이 지난 지금 플레이트를 늘린 것에 대해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의 컨디션은 좋다. 최근 기복이 있었다. 월드컵 시리즈 초반 절정이었다.

욕심을 부렸다. 예선에서는 항상 3위 이내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16강 토너먼트에서 약했다. 봉 감독은 "욕심내지 않고 평점심을 유지했다면, 충분히 모두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욕심으로 조급해졌고 실수를 하면서 16강, 8강에서 탈락하는 시리즈가 있었다"고 했다.

이상호의 시간이 왔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경기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다.

겐팅 스노우파크 코스는 어렵지 않다. 자그마한 실수 하나가 순위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봉 감독은 "준비는 끝났다. 최근 이상호의 경기력을 보면 완전히 물이 올랐다. 클래스가 평창 때보다 올라간 느낌이다. 단, 평정심이 중요하다.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겐팅 스노우 파크 코스가 매우 평탄하기 때문에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이상호는 한국에서부터 받은 심리 상담을 베이징 현지에서도 계속하고 있다. 직접 상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선과 영상으로 매일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예선이 끝나면 16강전이 열리기 전까지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봉 감독은 "예선에서 캠코더 영상을 찍는다. 아이패드를 옮겨서 영상을 보면서 리플레이를 할 것이다. 불안한 부분, 실수였던 부분을 보면서 16강전을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호의 준비는 끝났다. 평정심을 유지한 채 달리는 일만 남았다. 베이징(중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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