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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LIVE] 한국 쇼트트랙에게는 '애증의 인물'인 안현수(37·러시아명 빅토르 안).
대회 직전 공식 훈련장에서 중국의 남자 간판 우다징과 런즈웨이는 안현수 코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얘기를 나누고, 뒤에서 껴안고, 조언을 들었다. 자국 코치들보다 더욱 격의없는 사이로 보였다.
훈련 도중에는 안 코치가 레이스를 이끌었다. 여자 간판 판커신은 안현수의 리드 아래 빙상 적응훈련을 하기도 했다. 안현수의 뒤에서 레이스를 따라돌면서 기본적 자세와 레이스 주법을 익히는 장면이었다.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피드, 지구력, 기술, 경기 운영 등이 완벽했다.
하지만, 그는 결과적으로 '한국'을 버렸다. 쇼트트랙 내부의 알력다툼도 있었다. 2010년 소속팀이 해체되고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하자 2011년 8월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은 좌절됐다. 도핑테스트에 걸리는 불명예를 안았고, 결국 지난해 최종 은퇴했다.
하지만,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의 러브콜이 있었다. 결국 기술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 쇼트트랙 입장에서 보면 안현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비한 '특수 용병'의 느낌이 있다. 그러나 빙상장 안에서만큼은 중국 대표팀 선수들의 신뢰도는 상당했다.
단, 밖에서는 그의 존재감을 감추고 싶어한다. 중국은 5일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경기장에서 열린 혼성계주에서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믹스드 존에서 인터뷰에 임한 우다징은 안현수 코치에 대한 영향력에 대해 묻자 "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두번째"라고 하면 '안현수 효과'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회피했다.
세계의 중심이 중국이라는 '중화사상'이 언뜻 비춰지는 장면. 안현수에게 실질적 도움을 받았지만, 밖으로 표출하고 싶지 않는 중국인 특유의 '자존심'이 바탕에 깔린 발언.
빙상장 안에서는 절대적 신뢰를 받지만, 밖에서는 '꽁꽁 감추고' 싶어하는 중국의 '빅토르 안 딜레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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