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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친딸처럼 잘 키울게요."
강원도 원주의 남원주중이다. 여자 중학부 남원주중은 이 대회 탄생 첫해(2017년)를 제외하고 4년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동안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이 학교에는 또 돋보이는 이색선수도 있다. 김민지-김민선(3년) 쌍둥이 자매다. 둘은 초등학교 6년 시절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될 정도로 배드민턴 신동이었다. 쌍둥이는 18일 단식과 결승에 진출해 금, 은메달을 추가하며 남원주중이 이번 대회 최고 성적(금2, 은2)을 내는데 일조했다. 특히 단식 자매끼리 대결하는 진풍경을 선사해 언니 김민지가 승리했다.
둘은 너무 똑같이 생겨 주변 사람들은 분간하기 힘들다. 라켓을 잡고 나서야 오른손잡이 김민지, 왼손잡이 김민선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남원주중을 이끄는 우현호 코치(43)는 멀리서도 둘을 척척 알아본다. 그도 그럴것이 우 코치는 초등학교때부터 이들 자매를 가르쳐왔다. 같이 보낸 시간으로 따지면 친부모보다 더 친숙하다. 우 코치는 "친딸 같은 제자"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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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우 코치와 쌍둥이는 '찰떡 인연'이다.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의 피를 잘 물려받았다. 아버지가 20년간 꿈나무 양성에 힘써온 꿈나무국가대표팀의 김종혁 코치(44)다. 우 코치가 김 코치의 원주 진광고 1년 후배다. 남원주중을 중학 배드민턴 명문으로 만든 우 코치는 그럴 만한 실력자였다. 경희대-상무-당진시청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뒤 2006년 일찌감치 지도자를 시작했다. 광진중-남원주초-치악고-광진고 등을 거치며 지도력을 착착 쌓아올렸다. 국가대표 출신 고성현(34·김천시청), 최영우(30·광명시청) 등이 오 코치가 배출한 제자들이다.
오 코치는 남원주중을 최강으로 키운 비결에 대해 "말많은 선생님"이라고 했다. 딸같은 제자들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보다 이해할 때까지 계속 설명한다는 것.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훈련을 놀이 삼아 같이 놀아준다고 한다. 팔짱끼고 소리치는 지도자가 아니라 '헌볼 훈련(낡은 공의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는 훈련)'에 함께 참여해 제자들의 입장을 체험한다. 그러면 장·단점, 기량 향상의 방법이 더 잘 보인다는 게 우 코치의 설명.
우 코치는 "민지-민선이가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 겹치기 출전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그 모습을 보니 오히려 미안했다"고 말했다. 어느새 졸업반이 된 쌍둥이. 우 코치는 "최연소 국가대표 안세영처럼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시킬 계획이다. 그때까지 친딸처럼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결승에서는 남중부1(학년)의 나선재(의정부시스포츠클럽)가 단·복식 2관왕에 올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중학부 개인전 우승자 명단
남중부
단식=조현우(신상중 3년) 심민혁(진광중 2년) 나선재(의정부시스포츠클럽 1년)
복식=이선진-이종민(하안중 3년)김윤후-최아승(스펙트럼아카데미 2년) 나선재-최강민(의정부시스포츠클럽 1년)
여중부
단식=김민지(남원주중 3년) 천혜인(전주성심여중 2년) 김보혜(성지여중 1년)
복식=김도연-이다현(대전법동중 3년) 오윤솔-문인서(명인중 2년) 권혜원-김나연(광주체육중 1년)
혼합복식
추준안(대방중)-유수연(밀양여중 3년) 이형우(하안중)-윤유빈(시흥능곡중 2년) 심재권(구미봉곡중)-최은빈(청송여중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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