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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유영도(구미시청)가 김기수(태안군청)를 물리치고 15시즌 만에 실업 무대 첫 정상에 올랐다. 바로 그 순간 김종화 구미시청 감독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제자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유영도 역시 김 감독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 감독은 "(유)영도가 서른 중반을 넘었다. 그 나이쯤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선수 생활을 계속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만 두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영도 역시 그 시기가 됐다. 게다가 실업 무대에서 10년 넘게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입을 뗐다.
김 감독은 과거 박정석 이승욱 등을 장사로 이끈 지도자다. 하지만 그는 현역 시절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른 기억이 없다. 그렇기에 제자들의 아픈 마음을 더 잘 공감할 수 있다.
그는 "선수 때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장사를 하지 못했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당장 가족들에게도 떳떳하지 못하다. 후배이자 제자들은 그러지 않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아직 꽃가마에 오르지 못한 선수도 많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하루 뒤인 29일에도 모래판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우형원(용인백옥쌀)이 데뷔한 지 17년이 되는 해에 처음으로 한라장사(105㎏ 이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만 39세 베테랑의 정상 등극에 장덕제 용인백옥쌀 감독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나 역시도 실업 감독으로 첫 장사를 봤다. 내가 승리했을 때보다 제자가 이겼을 때 더 기쁘다. 형원이가 나이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용기가 더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용기를 잘 발휘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형원이가 몸소 보여준 것"이라고 칭찬했다.
베테랑의 현역 시계는 길게 남지 않았다. 조급한 상황에서도 나이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선수들. 감독들의 마음까지 감동의 눈물로 만들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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