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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핑계는 대고 싶지 않습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이주용(36·수원시청)의 말이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
그렇다. 경기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주용의 실수가 있었다. 선공에 나서고도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며 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나선 이주용의 정신력만큼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단오대회에서 한라장사에 올랐던 이주용은 예상치 못한 병마에 휘둘렸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암이 발견됐어요. 조금 더 일찍 발견했다면 좋았겠지만, 임파선까지 전이가 된 상태였어요. 곧바로 수술을 받았죠."
지치고 힘든 재활이 이어졌다. 1년 정도 제대로 된 샅바를 잡지 못했다. 지난 2월 열린 설날대회에도 출전했지만, '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이주용은 단오대회를 통해 화려한 복귀를 알릴 예정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무척 좋았어요. 대회를 앞두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솔직히 '왼치 판정'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단오대회를 앞두고 마음도 단단하게 먹었어요. 그 정도로 좋았죠. 하지만 병원에서 조금 더 보강 치료를 받자고 하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마음이 많이 무너졌어요."
흔들리는 순간. 하지만 이주용은 쓰러질 수 없었다.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 아이, 요셉(9) 주일(8) 노아(6)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포기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이주용이 서 있어야 할 곳은 모래판이었기 때문이다.
"10일부터 2차 항암치료에 들어갑니다. 다음에는 더 건강한 모습으로 우승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용은 희망을 약속했다.
횡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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