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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심석희에게 '조재범 코치 빨리 돌아오게 해줄게'라는 취지의 말을 정말 했을까.
전 교수는 "석희에게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받으신 것 같다"고 했다. 만약 전 교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체육회장은 어떤 라인으로부터 어떤 보고를 받은 것일까. 어느 조직, 어떤 사회에서든 범죄나 사건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하는 것, 그럼에도 불의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고,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위기관리 프로세스다.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선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가 14년 동고동락한 코치에게 폭력을 당하고, 선수촌을 이탈한 중대 사건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면 체육회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 회장과 전 교수의 사활을 건 진실 공방, 책임 공방이 시작됐다. 심석희에 대한 폭력, 성폭력 사건을 두고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가운데, '깊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이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겠다는 이는 없다. 이기흥 회장의 대한체육회는 "종목단체인 빙상연맹에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전명규 교수는 "심석희에 대한 상습폭행, 성폭력에 대해 몰랐다"고 한다.
대한체육회 보도자료가 뿌려진 후 전 교수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지난 1년간 수많은 의혹 속에도 굳게 침묵했던 전 교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전 교수는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한 선수들과 지도자, 빙상인들에게 누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에 빙상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자회견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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