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신년인터뷰②]도종환 장관"임기중 꼭 하고싶은 일=장애인체육활성화"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1-01 08:26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2.26/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겨울 평창패럴림픽을 떠올리면 "지금도 울컥한다"고 했다. 도 장관은 매일이 도전이고 기적인 장애인선수들과 대회 기간 내내 동고동락했다. 장애인아이스하키 동메달 현장에서 스틱으로 얼음판을 두드리며 애국가를 목놓아 부르던 선수들과 눈물을 펑펑 쏟던 '울보 장관님'은 이후로도 쭉 동행중이다. 도 장관은 지난 12월 초 바쁜 일정을 쪼개 '빙판 메시' 정승환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는 그가 임기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다. 장애인체육을 향한 그의 진심을 선수들은 알고 있다. 지난 12월 26일 서울 서계동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사무소 집무실에서 만난 도 장관은 장애인체육에 대한 같한 애정을 표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장애인체육을 향한 장관님과 진정성을 현장에서 선수들이 느끼고 있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포용국가 정책의 일부인가?

우리 정부는 포용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슬로건을 내세우기 전에 진짜 가서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이든 비정규직 노동자든, 소외계층이든 노인이든 품어 안아야 하는 계층을 모두 품어 안아야 한다. 특히 우리는 장애인체육쪽 정책을 세웠고 2019년 첫 번째로 30개의 반다비체육센터를 세운다. 5년간 매년 30개씩 2025년까지 150개의 장애인전용체육관을 지을 것이다.

-평창패럴림픽의 열기와 감동은 뜨거웠다. 이후 레거시를 이어가는 일이 중요한데 현장에서는 벌써 식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패럴림픽의 레거시로, 장애인생활체육 활성화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공사 완료까지는 7년이 걸린다. 광역권별로 장애인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했다.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를 2018년 517명에서 2022년까지 1200명으로 늘리고, 장애인 체육 프로그램,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제공하면서 전국 150개 체육관을 운영한다. 프로그램과 강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장애인체육 참여율을 현재 20%에서 3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하루하루가 거대한 도전인 장애인들에게 체육활동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 누구나 자유로이 체육활동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드리는 일은 국가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평창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준 감동에 보답하는 일이다.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염원하는 실업팀 창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운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당장 쉽지는 않다. 남자 아이스하키 상무 팀을 유지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받고 있다. 여기에도 예산이 필요하다. 국방부와 실무를 논의 중이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올림픽, 패럴림픽 때만 써먹고 나 몰라라 하는 일은 없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2.26/
[학교체육 &]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3월 '2030 스포츠 비전'을 통해 체육 정책을 공표했다. '사람을 위한 스포츠, 건강한 삶의 행복'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학교체육, 생활체육, 전문체육의 상생을 위한 정책들을 내놨다. 학교체육은 그 풀뿌리다. 지난해 10월, 통합 거버넌스인 학교체육진흥회가 첫발을 내딛었다. 교사 출신 시인 '장관님'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체육시간이며,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자아실현이 된다"고 했다.

-문체부, 교육부, 대한체육회,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체육 통합 거버넌스인 학교체육진흥회에서 문체부의 역할은?

대한체육회 산하의 학생선수도, 스포츠클럽의 일반학생도 처음에는 모두 학교체육으로 시작한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체육시간이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자아실현이 된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이 뛰고 달리고 던지고…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면서 자부심, 자긍심을 느낀다. 학과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 운동장에서 활발하게 뛰어놀면서 배운다. 그 안에서 정체성, 자존감을 찾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 교실에만 묶어두면 안된다. 아이들이 원하는 체육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난해 학교체육진흥회라는 협의체가 만들어졌다. 우리도 교육부와 똑같이 예산을 지원할 것이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와 함께 노력하겠다. 학교간 스포츠클럽 리그도 활성화되고 그 안에서 전문선수도 나왔으면 한다. 학교체육 활성화, 스포츠클럽 활성화는 연동된 정책이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문화 체육교육이 활성화되는 것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임기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체육 정책이 있다면?

스포츠클럽 활성화다. 현재 전국에 76개 스포츠클럽이 있다. 향후 지역 체육인, 주민 주도로 200개 이상의 스포츠클럽을 육성하고,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에 역점을 두려 한다. 또 하나는 장애인체육 활성화다. 현재 등록 장애인 251만 명 중 체육 참여 비율은 20%다. 반다비체육센터 건립과 프로그램, 지도자 지원 등을 통해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직후 금메달리스트의 체육요원 복무에 대한 병역 특례 논란이 뜨거웠다. 향후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지..

지난해 9월 국방부, 병무청 등과 '예술·체육요원 제도개선 실무TF'를 만들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누적점수제, 입대시기 유예, 대체복무제, 특례 폐지 등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국방부와 상의하겠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마다 불거지는 문제다. 그때마다 홍역을 치르는데 이번엔 제대로 된 안을 마련하겠다.

남북, 문화, 체육, 관광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대세'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도 장관은 박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에 깊이 공감했다. "박항서 리더십은 선수 안에 있는 능력을 맘껏 발휘하게 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따뜻한 스킨십을 통해 품어주는 리더십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100%, 120% 발휘하게 했다. 이것이 지도자다. 그를 통해 선수들이 변화했고, 베트남 축구와 베트남 국민들의 자긍심이 살아났다. 축구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의 열정을 불붙였다. 따뜻한 리더십의 힘, 스포츠가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박 감독님께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따뜻한 눈빛이 통했다. 바야흐로 따뜻한 리더들의 세상이다. 희망에도 절망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의 시 '산벚나무'는 이렇게 끝맺는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박해지지 않고/길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요란하지 않았다/묵묵히 묵묵히 걸어갈 줄 알았다/절망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듯/희망도 무서워할 줄 알면서.'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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