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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는 남북 평화의 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는 이례적으로 '아시아경기대회 공동진출'이 명시됐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남북은 '코리아'라는 국호로 한반도기를 들고 아리랑이 울리는 가운데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입장했다. 대한민국 이낙연 국무총리와 북한 리룡남 내각 부총리가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전세계에 하나된 남북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여자농구, 카누, 용선 등 3개 종목 남북단일팀은 손발을 맞춘 지 불과 20일만에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는 경이로운 성과를 냈다.
그렇다면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오갈 스포츠 관련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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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남북 공동진출을 위한 세부적 사항에 대해서도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때는 IOC가 추가 쿼터를 주는 형식으로 단일 종목에 한해 단일팀이 진행됐다. 1회성, 단일 이벤트가 아닌 예선전을 함께 치러서 나간다든지 하는 방법들을 고민중이다. 올림픽까지 채 2년이 안 남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이 한중일 스포츠장관 회담에서 중국, 일본 측에 협조를 요청한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훈장 수여를 위해 청와대를 예방했을 때 직접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대통령이 직접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2024년(파리) 2028년(로스엔젤레스) 개최지가 정해진 상황에서 2032년 유치가 현실가능한 목표다. 평창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남북단일팀을 열렬히 지지했던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과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안에 대해서도 대단히 호의적이다.
도 장관은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식에서 "서울올림픽은 앞선 동서 국가가 12년 만에 '손에 손잡고'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남과 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한반도기를 앞세워 개회식에 공동 입장하며 '대립의 벽을 무너뜨리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민족이 진전된 평화의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세계와 소통하는 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바흐 IOC 위원장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면서 "18일 시작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합의하고, 선언하길 바란다. 남북 공동올림픽은 북한을 세계 무대로 끌어내는 불가역적 선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 평창올림픽,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향후 남북 스포츠의 미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남북이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함께 좋은 성과를 이어가면, 남북의 공동진출은 향후 정례화, 제도화될 것이다. 이번 정부 내에 정례화된 틀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불확실성을 줄여 향후 남북 체육교류를 안정적,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과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 틀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