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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몸이 많이 아팠다. 포기할 뻔한 순간도 있었다. 기회를 준 승훈이형에게 감사하다. 후회없는 레이스를 해 떳떳하다."
주형준은 여덟살 때 스케이트화를 처음 신었다. 부모님의 권유로 선수의 길에 들어섰고 쇼트트랙대표팀에서 활약하다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4년전 소치올림픽에서 이승훈과 함께 팀추월 은메달을 합작하고, 평창올림픽에서 선배 이승훈의 1500m출전권을 이어받은 '후배' 주형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다. 이승훈은 "언론에 늦게 보도가 됐을 뿐 지난해 대표선발전 직후 절친 후배 주형준에게 1500m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주형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충실했다. 이날 믹스트존에서 "자신이 뛸 수도 있었는데 내게 기회를 준 승훈이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좋은 기록이 나와서 형에게도 떳떳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시즌 시작이 늦었다. 혈소판이 부족하다며 위급하니 당장 입원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혈을 하고, 스테로이드 주사도 맞아야 한다고 했지만 주형준은 올림픽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픔을 딛고 기어이 올림픽의 꿈을 이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레이스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같다. 응원해주신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응원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고개 숙였다. 마지막 올림픽이냐는 말에 단호하게 고개 저었다.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도 도전할 겁니다." 포기하지 않는 청춘, 주형준이 반짝반짝 빛났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