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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병기' 봅슬레이 4인승, 평창서 대형사고 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02 14:32 | 최종수정 2018-01-02 17:55


ⓒAFPBBNews = News1

"나중에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이 용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40)의 목소리에는 결연함과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 감독의 자신감 속에는 그 동안 주목받지 않은 봅슬레이 4인승도 포함돼 있다. 그야말로 '비밀병기'였던 셈. 봅슬레이 4인승이 다음달 국내에서 사상 최초로 열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형사고를 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인공은 2인승을 담당하고 있는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연맹)에다 김진수(23) 오제한(27·국군체육부대)이다.

봅슬레이 4인승은 2016~2017시즌 월드컵 2차 대회 때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했다.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이었다. 1차 시기 때는 무려 2위를 찍기도 했다. 당시에는 드라이버 원윤종을 비롯해 푸시맨 김진수 전정린, 브레이크맨 오제한 체제였다. 그러나 올림픽 시즌에 돌입하자 푸시맨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고생했던 허리 부상을 털어낸 서영우가 2인승에 이어 4인승에도 합류했다. 브레이크맨도 오제한 대신 육상에서 봅슬레이로 전환한 여호수아(31)를 고려했었다. 그러나 10년 이상 육상선수로 활동한 여호수아의 체중이 빨리 늘지 않아 파워 면에서 오제한이 낫다고 판단, 결국 원윤종-김진수-서영우-오제한 조를 구성했다.

2017~2018시즌 두 차례 국제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파크시티에서 벌어진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37초08을 기록, 11위에 머물렀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1분35초84로 10위에 그쳤다. 이후 봅슬레이대표팀은 지난달 5일 월드컵 출전과 해외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이 감독이 4인승의 깜짝 활약을 기대하는 건 역시 2인승 파트너 원윤종-서영우를 믿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 때 한국 4인승은 7위(1분40초35)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김진수와 호흡을 맞춘 푸시맨은 서영우가 아닌 이경민이었다. 그러나 서영우가 돌아오면서 스타트가 좋아졌다.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스타트는 타 팀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았다. 서영우의 복귀 효과였다.

또 다른 기대감은 파일럿 원윤종의 드라이빙 기술이다. 원윤종은 이제 눈을 감고도 평창 트랙을 돌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3주 동안 매일 오전부터 밤까지 홈 트랙을 8차례 주행했다. 특히 선수들이 꼽는 난코스인 2번과 9번은 물론 모든 커브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최상의 주행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외국 선수들도 지난해 11월 평창 트랙에서 공식훈련을 가져 낯설지 않지만 원윤종은 이들보다 10배에 가깝게 코스를 타봤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가 2인승과 4인승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것도 세계 최고 코치진들의 지도도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홈 트랙을 많이 타본 덕분이었다. 2인승과 같은 코스를 운전하는 원윤종이 주행 길과 코스의 기울어진 각도까지 모두 습득했다는 점에서 4인승의 메달 전망이 밝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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