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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가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김상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휠라는 빙상연맹과 후원 계약을 체결, 2012년부터 5년 동안 빙상 국가대표 후원사로 연맹에 경기복을 비롯한 용품, 현금 등을 지원해왔다. 양측은 4월 30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우선협상 기간인 3월 15일까지 계약 연장을 협의해 왔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계약 기간 중 휠라가 공급한 경기복에 대한 선수 불만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우선협상 결렬'을 선언, 휠라가 공급하는 스포츠 컨펙스사 제품을 포함해 타 제조사 경기복을 대상으로 검증 절차를 거쳐 후원사를 재선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빙상연맹은 국내 일부 빙상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새 경기복 공급업체로 네덜란드 헌터사를 지난 4월 25일 낙점했으며, 5월 10일 헌터사 경기복을 공급할 수 있는 후원사 공모에 나섰다.
먼저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회원사로서 경쟁입찰의 원칙과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지녔음에도, 제대로 된 검증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헌터사를 경기복 제조업체로 선정한 후 헌터사 제품 공급을 후원사 공모 자격조건으로 내세웠다고 휠라는 주장했다. 또 헌터사의 기존 거래 업체 외에는 후원사 선정 기회 자체를 박탈하여 공모절차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휠라는 헌터사 제품을 경기복으로 선정한 과정에도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빙상연맹이 거쳤다고 하는 테스트 절차는 일부 선수들의 착용감을 평가한 것일 뿐이며, 그마저도 일부 선수들의 불투명한 주관적 평가에 전적으로 의존하였고, 테스트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어 테스트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자체가 확보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경기복 성능 검증에 가장 핵심적인 과학적 데이터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도 매우 낮고 객관적인 실험 결과에서도 기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헌터사의 경기복을 공급사로 지정함으로써 합리적 근거 없이 후원사 자격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빙상연맹은 공고일인 5월 10일부터 1주일 내에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휠라는 기존 헌터사와 거래가 없던 업체가 관련 증빙을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 공급할 수 있는 경기복 종류 이외에도 다른 조건들이 후원사 선정에 중요 평가요소가 되어야 함에도 결국 헌터사 경기복 공급 가능 여부가 선정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어 부당한 입찰 기회 박탈에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봤다.
이에 휠라는 빙상연맹 경기복 제조사 및 후원사 선정 과정의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아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무엇보다 대한민국 빙상 대표팀이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끝까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휠라 관계자는 "오랜 시간 구슬땀을 흘려온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단연 우수한 '경기복'의 역할이 매우 크다.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공익에 침해되는 부분을 바로잡아 선수들에게 가는 피해를 막고 이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손실을 막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번 가처분 신청을 접수하게 되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