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달성하면서 '임영철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 번째 올림픽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덴마크와 두 차례 연장접전 끝에 눈물의 은메달을 따내며 우생순의 서막을 열었다.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선 '언니들의 졸업식'으로 동메달을 수확해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한국이 4위에 그치자 대한핸드볼협회는 사상 첫 대표팀 전임 지도자로 임 감독을 지목했다.
임 감독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세대교체 완성'이다. 런던 대회 당시 김온아 류은희(이상 인천시청)가 활약했으나, 베테랑 우선희(삼척시청)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임 감독은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재능을 드러낸 신예들을 과감히 기용하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강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드러움을 더했다. 코트 안에서는 '호랑이'였지만, 바깥에선 '아버지'를 자처했다. 주전, 백업을 가리지 않고 재능과 컨디션에 주목했다. 일본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도 4경기 내내 모든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임 감독은 리우올림픽에서 '행복한 우생순'을 꿈꾸고 있다. '우생순'은 핸드볼을 향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킨 사건이었지만, 반대로 비인기종목 설움을 빗댄 '한대볼'로 불릴 정도로 열악한 핸드볼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아픔이기도 하다. "우생순을 통해 핸드볼이 국민적 관심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핸드볼이 너무 슬픈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행복한 우생순'의 1막은 9회 연속 본선행으로 제1막을 마무리 했다. 내년 리우에서 펼쳐질 2막은 과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까.
나고야(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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