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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1강'마롱을 괴롭힌 '깎신'주세혁의 투혼 랠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5-01 14:48



"이번 세계선수권의 목표는 감동과 투혼이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겠다."

마지막 개인전 세계선수권에서 '깎신' 주세혁이 약속을 지켰다. 1일 오전 중국 쑤저우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펼쳐진 2015년 쑤저우세계탁구선수권 남자단식 16강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 주세혁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 마롱을 마주했다. '세계1위''1988년생 '' 2005년 이후 지난 10년간 역대전적 15전2승13패', 숫자는 불리했다. 그러나 1980년생 서른다섯살 '베테랑 깎신' 주세혁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1-2세트를 4-11, 3-11로 내줬지만 마롱의 구질과 스타일을 파악한 3세트부터 특유의 끈질긴 커트와 강력한 드라이브 공세가 시작됐다. 3세트를 아쉽게 9-11로 진 후 4세트에서 주세혁의 반전이 시작됐다. 0-3으로 절대 불리한 세트스코어 마지막 한구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듀스 접전, 수차례 랠리 끝에 12-10으로 4세트를 따냈다. 5세트에도 분전했다. 1-2로 뒤지던 상황에서 잇달아 2개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4-3으로 뒤집었다. 7-6까지 주세혁이 추격하자 류궈량 중국감독이 급해졌다. 타임을 외쳤다. 세계 1위 마롱을 집요하게 마지막 순간까지 괴롭혔다.

주세혁은 '슈퍼파워' 마롱을 괴롭힐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선수다. 2007년 자그레브 대회때 마롱을 16강에서 4대2로 이겼고, 2009년 중국과의 월드팀 챌린지에서도 마롱을 3대1로 이겼다. 2012년 헝가리오픈 결승에서는 마롱에게 3대4로 아쉽게 졌다. 마지막 개인전 무대에서도 주세혁은 감동의 플레이, 투혼의 랠리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믹스트존에서 주세혁에게 국제탁구연맹(ITTF) '두바이 스타포인트 어워드' 상패가 전달됐다. 지난해 도쿄세계선수권 단체전 8강 대만 에이스 추앙치유엔과 17번의 불꽃 랠리 끝에 승리하는 장면은 ITTF가 선정한 2014년 최고의 랠리로 꼽혔다. 주세혁은 스타포인트 어워드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두바이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뒤늦게 상패가 주인에게 배달됐다.

'월드 핑퐁스타' 주세혁을 향한 중국 탁구팬들과 현장 자원봉사자들의 사인공세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15년간 묵묵히 세계 정상권을 유지해온 세계 최고의 수비수는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빛나는 별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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