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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조그만 회사를 운영한다. 보안 솔루션 회사란다. 명함을 건네줬는데, 이름이 '더 보안'이다. 순간, '참 멋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회사이름이니 단순한게 좋기는 하겠다. 듣기만 하면 대충 감은 온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말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확실한 이름일 수 있겠다. 그런데 참 멋없다.
우리네 조상님들은 그런면에서 운치가 있었던 것 같다. 들과 산의 꽃과 풀, 나무, 그것들에게 참 멋진 이름들을 지어주셨다. 허투루 보고 넘긴 것이 없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준다는 제비꽃, 패랭이를 닮은 패랭이꽃, 나팔을 닮았다고 해서 나팔꽃. 은방울꽃, 노루귀꽃, 족두리풀, 투구꽃. 생김새를 눈여겨도 보셨다. 며느리밥풀꽃, 홀아비바람꽃, 도둑놈의갈고리꽃, 삶의 냄세가 풍긴다. 노루오줌꽃, 오이풀, 향이 백리를 간다는 백리향, 향기 하나도 놓치지 않으셨다.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서민들의 애환, 사랑, 역사를 담아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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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스타들이 다시 만날 수 있다. 또 한번 그들의 땀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많은 시간 준비해온 모든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에게, 이 대회에 관심이 필요하다. 지난해 전국체전 우승은 경기도, MVP는 박태환이 차지했다.
P.S, 꽃 이야기 하니 떠오르는 시가 있다. 고 김춘수 시인의 꽃이다. 마지막 대목이 이렇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가을이라 그런지 감상적이 되는 것 같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