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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이었다.
소치올림픽 남자 싱글에선 일본의 '샛별' 하뉴 유즈루(20)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100점대를 돌파하며 101.45점을 기록했다. 여자 올림픽 최고기록은 김연아가 보유하고 있다. 밴쿠버 때의 78.50점이다. 세계 기록이다. 4년이 흘렀지만 누구도 넘지 못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국내대회에서 80.60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공인 기록이다. 신채점방식 도입 이후 국제 무대에서 여자 선수가 80점을 돌파한 적은 없다. 김연아에게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러시아의 16세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마지막 조 1번, 아사다 마오(24·일본)은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연기한다. 세계 랭킹 1위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리프니츠카야 연기 후 무대에 오른다. 라이벌은 없다. 넘어야 할 상대는 자신 뿐이다.
쇼트프로그램은 약 2분50초 동안 총 7개의 과제를 소화해야 한다. 김연아의 첫 번째 연기는 트레이드 마크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공중 연속 3회전)이다. 기본점수가 10.10점인 고난도의 기술이다. 이어 안쪽 날로 후진해 다시 3회전 점프를 한다. 트리플 플립이다. 그리고는 플라잉카멜스핀에 이어 앞으로 점프해 공중 2회전 반을 회전하는 더블 악셀이다. 레이백스핀으로 연기는 절정에 오른다. 종착역만 남는다. 스텝시퀀스에 이어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무리 한다.
기본점에 GOE(Grade Of Execution·수행점수)와 프로그램 구성점수가 80점 돌파의 키다. GOE는 선수들이 수행한 기술요소(점프. 스핀. 스텝 등)에 대해 심판들이 주관적으로 부여하는 가감점이다. 기술완성도가 높을 경우 점수가 올라간다. 김연아는 밴쿠버 당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무려 GOE 2점을 받았다. 또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에서도 각각 1.20, 1.60점의 가점을 받았다.
프로그램 구성점수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뉘어 매겨진다. '팩터(Factor·0.80)'와 곱해 총점을 도출한다. 만점은 없지만, 보통 8.5~9점 이상이면 최상의 연기, 8.0~8.5점이면 뛰어난 연기로 평가한다. 김연아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구성 점수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국내대회에선 쇼트프로그램 구성점수가 모두 9점을 넘어 화제가 됐다.
지구촌을 홀릴 김연아의 마법의 시작된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