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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고의패배 주동자 코리아오픈 온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1-07 11:27 | 최종수정 2013-01-07 11:27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이용대와 고성현이 지난해 12월 화순 빅터코리아오픈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화순군청



2012년 런던올림픽을 스캔들로 얼룩지게 했던 주동자들이 한국에 온다.

지난 7월 런던올림픽에서 희대의 파문으로 기록된 것이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불거진 '고의 패배'다.

당시 중국의 금메달 후보 위양-왕샤오리조(세계랭킹 3위)가 여자복식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의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조를 상대로 노골적인 져주기 경기를 했다. 중국팀 동료인 텐칭-자오윈레이조를 8강에서 피하는 대신 결승에서 맞붙도록 대진을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한국측이 항의 표시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을 하다가 올림픽 정신 위반으로 대회 퇴출 징계를 받았다. 이후 '고의 패배'에 연루된 정경은-김하나를 비롯한 국내 선수 4명은 국내 체육계의 추가 상벌위원회를 통해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 대표팀 감독과 코치도 국가대표 지도자 자격을 박탈당하는 중징계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고의 패배' 파문을 불러일으킨 주동자였던 중국 선수는 물론 리융보 중국대표팀 감독은 자국의 이익 우선주의 동정여론에 따라 아무런 추가 징계없이 올림픽 이후에도 버젓이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제 배드민턴계의 비난을 샀다.

그랬던 그들이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는 것이다.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13 빅터코리아오픈 배드민턴슈퍼시리즈프리미어대회가 그 무대다.

슈퍼시리즈프리미어대회는 올림픽-세계선수권 다음으로 권위가 높은 2등급 대회다. 세계랭킹 10위권 이내의 선수와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이 대거 참가하는 셔틀콕 별들의 향연이다.

특히 코리아오픈의 경우 총상금이 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로 배드민턴 국제대회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2개국, 33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고의배패'의 주동자였던 위양-왕샤오리가 여자복식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들을 비롯한 중국대표팀은 여전히 리융보가 인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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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양-왕샤오리조는 자국에서 아무런 '고의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은 까닭에 지난해 11월 2012 중국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강력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위양-왕샤오리의 져주기 경기에 말려들었다가 다소 억울하게 피해를 본 정경은-김하나도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국가대표 자격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각각 소속팀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세계랭킹 10위 정경은-김하나조는 준결승까지 순항할 경우 위양-왕샤오리조를 만날 공산이 크다. 런던올림픽에서 당했던 수모를 되갚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남자복식의 새로운 희망 이용대(삼성전기)-고성현(김천시청)도 눈여겨 볼 관전 포인트다. 런던올림픽 이후 새로 결성된 이들은 지난달 3개 국제대회를 연달아 석권하며 새로운 호흡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세계랭킹도 30위권에서 18위로 끌어올리며 2012년을 마감했다.

이용대-고성현은 지난달 전남 화순에서 열린 빅터코리아오픈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한국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대회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새해 첫 신고식인 것이다.

이용대-고성현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이윈-푸하이펑(중국·세계랭킹 3위), 세계 1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등과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용대로서는 정재성(삼성전기)과 짝을 이뤘던 2009, 2010년 2년 연속 우승한 이후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로 '노골드'에 그쳤던 한국은 32명의 선수를 내보내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린다는 각오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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