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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국내대회' 김연아, NRW트로피 연기와 비교해보니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1-05 19:36


제67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시니어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5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7년만에 국내무대에 나선 김연아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1.05/

아쉬운 경기였다. 그러나 희망이 더 많았다.

'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가 7년만의 국내대회 복귀전을 치렀다. 김연아는 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시니어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0.96점과 예술점수(PCS) 35.01점을 받아 합계 64.97점(1점 감점)으로 1위에 올랐다. 순위는 의미가 없다. 그녀의 1위를 의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관심사는 지난달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었던 NRW트로피에 비해 얼마나 발전했는지 여부였다.

김연아는 NRW트로피에서 기술점수(TES) 37.42점과 예술점수(PCS) 34.85점을 받아 72.27점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깔끔한 점프를 선보였다.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공중 연속 3회전·기본점수 10.10점)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GOE(Grade Of Execution·수행점수)도 1.23점의 가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필살기를 선보이지 못했다. 활주 도중 넘어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며 첫번째 점프를 시도하지도 못했다. 싱글러츠에 그치며 기본점수 0.60에 수행점수는 0.3점 감점됐다.

그러나 김연아는 역시 강심장이었다.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트리플플립 차례에서 과감히 트리플플립과 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본점수 9.40점에 수행점수로 1.40점을 챙겼다. 과감한 승부수로 김연아는 첫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이 후 더블악셀은 더 좋았다. NRW트로피 대회 때 받은 0.88점의 수행점수보다 오른 0.92점을 받았다.

고무적인 점은 스핀에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NRW트로피 이후 스핀보완을 첫번째 과제로 삼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올 시즌부터는 스핀 규정을 변경했다. 기존 네 단계였던 스핀의 레벨을 다섯 단계로 세분화했다. 선수들이 스핀에서 더 다양한 연기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김연아는 지난 NRW트로피에서 시도한 플라잉 카멜 스핀, 레이벡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레벨3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대회에서는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4를 받았다. 기본점수와 수행점수 모두 지난대회에 비해 올리는데 성공했다.

높은 예술성도 여전했다. 김연아는 '뱀파이어의 키스'에 맞춰 뱀파이어로 상징되는 관능적인 사랑 앞에서 흔들리는 피해자의 역할을 재해석했다. 김연아는 특유의 표정과 풍부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프로그램 구성 요소에서도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구성요소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눠 심판이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점수를 준다. 만점은 없지만, 보통 8.5점이면 최상의 연기, 8.0점 이상이면 뛰어난 연기로 평가한다. 그리고 '팩터(Factor·0.80)'와 곱해 총점을 도출한다. 김연아는 모든 부분에서 8점을 넘겼다. 구성 요소에서 8.(음악해설)을 비롯, 8.67(퍼포먼스), 8.88(안무), 8.75(스케이팅 기술), 8.50(트랜지션)점을 기록했다. 무려 35.01점을 받아 NRW트로피에서 세운 역대 최고 PCS점수(34.85점)를 경신했다. 물론 국내대회인만큼 가산점이 있었지만, 변함없는 예술성만은 인정할만 했다.

무엇보다 높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체력이다. 지난 NRW대회서 후반부로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어보였다. 다소 실수가 있었지만 완벽한 김연아로 돌아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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