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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일이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올림픽 시상대의 맨 꼭대기에서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들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가문의 영광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이든 올림픽이 주는 희열은 중독 그 이상이다. 그래서 더 치열하다. 마음가짐도 다르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만 봐도 런던올림픽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박태환(23·SK텔레콤)과 장미란(29·고양시청)은 런던올림픽을 겨냥해 일찌감치 휴대전화 뒷번호를 2012로 바꿨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한 다짐이 굳건하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세계기록(3분40초07)과 금메달을 동시에 노린다. 장미란은 여자 역도 75kg 이상급 '월드 넘버 원'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미란은 "개인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며 세계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자 역도 77kg급 사재혁(27·강원도청)의 아이디에서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밝은 미소만큼 항상 넘치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그의 성격이 아이디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내가 최고'란 의미의 '사재짱'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아이디, 닉네임에는 그들이 100일 후 바라볼 종착역의 주소가 숨겨져 있다. 인터넷,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생각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