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써 이용대-정재성조는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한국이 세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4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노메달에 그쳤던 지난해의 치욕을 씻는데에도 성공했다.
올림픽 금메달 후보간의 대결이라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접전은 1세트 뿐이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1세트였다. 이용대-정재성은 1세트 초반 8-2로 여유있게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고, 꾸준히 리드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1세트 후반 16-16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난 뒤 서서히 무너졌다. 1점씩 주고 받는 접전 끝에 두 차례 듀스를 허용하더니 다잡은 고기를 놓친 것에 당황한 듯 연속 실점을 하며 1세트를 내줬다.
1세트의 아쉬운 패배에 정신을 바짝 차린 이용대-정재성은 2세트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이 "기량과 체력에서 우리가 밀리는 게 없으니 조급해 하지 말고 차분하게 공략하라"고 격려한 게 큰 힘이 됐다.
이용대-정재성은 2세트를 시작하자마자 강력한 스매싱과 과감한 리시브를 앞세워 4-0으로 앞서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한때 6-4로 쫓겼지만 1세트 같은 조급함은 없었다. 상대를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대신 내리 10점을 쓸어담으며 10-4로 멀리 달아난 이용대-정재성은 이후 여유있게 상대를 요리하며 2세트에 균형을 이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세계 1위의 중국조는 이용대-정재성의 기세에 눌려 3세트에도 변변히 힘을 쓰지 못한 채 초반부터 쫓아오는데 급급했다. 결국 이용대-정재성조는 3세트에서만 스매시 포인트 대결에서 11-5로 완벽하게 우위를 보이는 '공격 셔틀콕'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여자복식의 희망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조(세계 3위)는 준결승에서 톈칭-자오윈레이(중국·세계 2위)조에 0대2(19-21, 19-21)로 완패했다.
남자단식의 이현일(요넥스·세계 7위)도 세계 1위 리총웨이(말레이시아)를 만나 0대2(19-21, 18-21)로 무릎을 꿇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