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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액투자로 일확천금을 노리고 각종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하는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승부조작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 스포츠베팅'이 걷잡을 수 없이 세력을 키우면서 대학생,심지어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는 대부분 분야별로 전문화된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다. 해외서버 운영, 게임관리, 홍보 등을 맡는 사이트 운영관리 부문과 해외계좌 관리, 국내입출금 관리, 회원 모니터링 등을 담당하는 자금 운영관리 부문으로 나뉜다. 적발된 사이트별 평균 관련자수는 6.65명이며, 최소 1명에서부터 최대 31명까지 연루됐다. 관련자가 31명인 경우 5개월간 5개 사이트를 운영하며 무려 5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합법 스포츠토토가 국내 스포츠와 해외 인기리그를 대상으로 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는 전세계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대상경기에서 제외된 중남미리그는 물론이고 이름도 생소한 동유럽 2,3부리그 축구경기를 비롯해 아이스하키, 탁구 경기에다 e-스포츠 경기까지 포함해 발매하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베팅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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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대표적인 홍보창구는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창이다.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는 포털사이트측에 별도의 광고비를 내고 원하는 키워드를 등록하면 검색결과 화면의 첫 페이지에 사이트를 노출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 구글 등 국내 유수 포털사이트에서 스포츠베팅과 관련된 단어를 입력하면 손쉽게 불법 베팅사이트를 홍보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키워드 광고를 이용할 때 문제가 되는 광고를 차단하기 위해 각 포털 업체별로 사전 심사과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홍보하는 내용이 아무런 제약 없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포털서비스 업체측에서 불법 스포츠베팅 업자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공식적으로 중개 및 알선 행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스포츠중계 사이트를 이용한 홍보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스포츠 중계방송이 활성화된 점을 이용해 불법 스포츠베팅 업자들이 직접 중계방송을 개설해 불법 베팅을 유도하고 있다. 대다수 포털사이트가 운영중인 스포츠경기 중계서비스 게시판도 불법 스포츠베팅 업자들의 홍보창구로 변모한지 이미 오래다.
스포츠베팅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홍보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예 커뮤니티 운영자가 회원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법사이트를 홍보하는 곳도 적지 않다. 회원들이 비공개적으로 이용하는 채팅창을 통해 불법사이트를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더불어 트위터와 유튜브,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 불법 사이트 홍보 채널로 악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안경률 의원은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가 활개치는 것을 막으려면 운영자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 못지않게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로의 이동경로를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며 "이를 위해 포털서비스 업체들이 보다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불법 스포츠베팅의 확산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