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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100m 우승은 했지만 트라우마 여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1:52


우사인 볼트. 스포츠조선 DB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대구에서 고난을 겪었다. 8월28일 열렸던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했다. 전세계 언론이 볼트의 실격을 대서특필했다.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 다음날 애써 웃으며 훈련장에 나타났지만 개운치 않았다. 9월3일 200m에서 우승했다. 4일 400m 계주에서는 37초04의 세계신기록을 이끌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처받은 자존심이 다소나마 치유됐다. 하지만 2관왕으로는 100m에서의 실수를 메우기가 힘들었다.

대구를 떠난 볼트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상처에 좋은 약을 발랐다. 14일 새벽(한국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월드챌린지 자그레브 2011 남자 100m에서였다. 볼트는 9초85로 우승을 차지했다. 9초85는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7월 모나코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9초88의 시즌 최고기록을 0.03초 단축했다. 볼트의 개인 최고기록은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세웠던 9초58로 세계신기록이기도 하다.

완벽한 치유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한다. 스타트에 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여전했다. 이날 볼트의 출발반응속도는 0.194초였다. 경기에 나선 7명 가운데 꼴찌였다. 대구대회 200m 결선에서 보여준 0.193초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볼트도 트라우마를 인정했다. 볼트는 경기가 끝난 뒤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집중력을 다소 잃었다"고 고백했다.

한편, 110m허들에서는 데이런 로블레스(쿠바)가 13초00으로 대구대회 금메달리스트 제이슨 리차드슨(미국·13초04)을 눌렀다. 로블레스는 대구대회에서 1등으로 들어왔지만 류시앙(중국)의 레이스를 방해해 실격판정을 받았다. 여자 100m에서는 대구대회 챔피언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11초0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높이뛰기에서는 금메달리스트 안나 치체로바(러시아)가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치체로바는 대구에서도 블라시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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