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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예선 7위 '전략인가. 실력인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7-24 11:37



박태환(22·단국대)이 예선 7위로 결선에 진출한 것이 의도된 작전이었을까.

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자유형 400m 예선 6조에서 3분46초74를 기록했다. 박태환은 전체 7조 중 7위의 기록으로 힘겹게 결선에 올랐다.

결선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었다. 수영에서도 눈치작전이 펼쳐진다. 좋은 레인을 배정받기 위해선 빠른 기록을 내면 되지만, 예선에선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서로 견제를 한다. 이날 400m 결선에 진출한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3분44초대를 찍은 쑨양(중국)을 제외하면 2위 피터 반더카이(미국)부터 4위 우사마 멜룰리(튀니지)까지 3분45초대에 몰려있다. 게다가 예선에선 힘을 비축한다는 뜻도 담겨져 있다. 결선에서 폭발력을 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힘을 예선에서 쏟을 수 없다.

일단 박태환은 앞조의 기록을 보고 결선 진출이 가능한 기록을 타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점점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뒷조에 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5조에서 1위로 터치패드를 찍은 반더카이는 3분45초02를 기록했다. 박태환도 45초대의 기록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이클 볼 코치와 짠 예선 작전은 다소 위험이 따랐다. 박태환의 폭발적인 스퍼트를 믿고 선두를 따르는 작전을 펼쳤지만 선두 우사마 멜룰리의 기록이 다소 늦었다. 계속 3~4위권대를 유지했던 박태환은 좀처럼 멜룰리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자신의 페이스 조절에 자신이 당한 꼴이었다. 장기인 막판 스퍼트도 살아나지 않았고 기록도 3분46초대가 나왔다.

하지만 실력 탓으로 돌릴 순 없다. 박태환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3분41초53이다. 또 이날 예선 기록은 지난달 미국 산타클라라 그랑프리 400m에서 우승할 당시 3분44초99보다 약 2초 정도 뒤진 기록이지만 충분히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실력이 아니었다면 한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결선에선 '죽기살기' 작전밖에 없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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