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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눈물샘이 마르지 않은 나승연 대변인, 그녀의 매력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7-07 10:20


평창유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 사진 캡처=SBS TV

남아공 더반의 신데렐라는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38)이었다.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부드러운 여성 파워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2009년 9월 조양호 체제가 출범했다. 나 대변인은 지난해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평창의 프레젠터로 첫 선을 보였다. 반향이 뜨거웠다. 4월 대변인으로 둥지를 틀며 평창의 얼굴로 등장했다. '여성이 없다'는 불식을 일순간에 잠재웠다.

유창한 영어, 불어 실력은 기본이었다. 미모와 지성, 매너까지 겸비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외신기자들도 절대 신임했다.

천상 여성이었다. 눈물이 많았다. 정이 넘치는 나 대변인은 종종 눈시울을 붉힌다. 두 차례 실패는 경험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평창의 꿈은 상상을 초월했다. 올초 IOC 현지 실사 때 강릉빙상장에서 2018명의 주민이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을 합창할 때 눈물을 쏟았다. 남아공 더반에서는 프레젠테이션 최종리허설 때 눈물샘이 터졌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나 대변인은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유년기의 절반 이상인 12년을 캐나다, 영국, 덴마크,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에 돌아온 후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1년반 정도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발로 뛰는 방송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96년 아리랑TV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입사 이후 4년 가까이 방송기자 겸 앵커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퇴사 이후에는 각종 국제 무대에서 민간외교관으로 변신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에서 활동했다.

나 대변인은 평창의 뜨거운 열망을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고 로메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ANOCA) 총회에 참석한 후에는 김연아에게도 프레젠테이션 노하우를 전수했다.

"로게 위원장이 평창을 발표하는 순간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갑자기 IOC 현지실사 때 간절하게 소망하던 평창 주민들이 떠올라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며 "'아이 해브 어 드림'을 부르던 생각이 났습니다. 평창이 이렇게 간절히 바라는데 꼭 돼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평창을 위해 그녀가 걸어온 길은 아름다웠다.
더반(남아공)=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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