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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두뇌공조' 국내 최초 뇌과학 코믹 수사극을 선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두뇌공조'(박경선 극본, 이진서 구성준 연출) 1회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5.2%, 수도권 시청률 4.3%를 기록했다. 특히 금명세(차태현)가 머리를 깎인 뒤, 울컥하는 장면에서 분당 최고시청률이 6%로 올랐다.
먼저 금명세가 소속된 신경과학팀에 유명 기타리스트 김재원(장호일)이 콘서트 도중 돌연 사망한 사건이 배당됐던 상황. 금명세와 설소정(곽선영)은 사망 사건 용의자인 김재원의 아내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고, 김재원이 파킨슨병으로 인해 '심부뇌자극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과 수술 후유증으로 기타를 치기 어려웠다는 점, 심지어 고주파 팔찌를 이용해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는 진술을 얻어냈다. 금명세와 설소정은 뇌 과학적 증거 확보를 위해 신하루가 소속된 뇌과학 연구소 '브레인 허브'에 시뮬레이션과 자문을 요청했고, 신하루는 짧은 자료 화면만 보고도 수상한 점을 캐치해 내고는 자문을 허락했다.
그런 가운데 신하루는 '사이코 브레인 리빌딩 프로젝트'를 위해 살인마 강성하(김강일)와 뇌 기증서 거래를 진행했지만, 갑자기 태세를 전환해 강성하의 진단서를 찢어버렸고, 이에 분노한 강성는 뇌 기증서를 삼켜버렸다. 결국 신하루는 뇌 연구라는 미명하에 강성하의 기증 동의서를 위조해, 자살한 강성하의 시체를 '브레인 허브'로 옮겨왔다. 더욱이 '살인마의 뇌'를 혼자 집도하고 싶었던 신하루는 자문 요청을 위해 찾아온 금명세에게 "한국 뇌 과학 발전을 위해 큰일 하시는 겁니다"라며 알 수 없는 부탁을 했고, 이로 인해 금명세는 머리가 깎여버리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때 몰래 부검하던 신하루 역시 동료들에게 현장이 발각되고 말았다. 이후 금명세는 친한 기자와 술을 마시며 억울함을 토로하다 '브레인 허브'의 강성하 뇌 기증 동의서가 위조였다고 말했고, 그것이 기사화되면서 신하루는 '브레인 허브'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결국 신하루는 위조 사실을 유포한 금명세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경과학팀을 찾았고, 금명세를 향해 "이 팀 자문 위원을 맡게 됐거든. 일종의 공조랄까?"라는 선전포고를 던졌던 터. 이에 금명세는 "공조? 당신이랑 나랑? 말이 돼?"라는 격렬한 반응을 보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금명세를 노려보는 신하루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금명세의 모습이 담기면서 앞으로 벌어질 두 사람의 티키타카 뇌과학 수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정용화는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자기애 지수 99%인 '아주 특별한 뇌'를 가진 뇌신경과학자 신하루 역을 물 만난 듯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살인마를 상대로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액션부터 몰래 부검 현장을 들키고 나서도 여유만만 뻔뻔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이고, 짧은 자료 화면만 보고도 뇌과학자로서 수상한 점을 단번에 발견하는 밝혀내는 신하루의 면면을 실감나게 표현,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태현은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챙기는, 치명적으로 착한 '이타적인 뇌'를 가진 호구 형사 금명세 캐릭터에 혼연일체 되어 명불허전 연기력을 증명했다. 전 부인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부터 신하루의 말도 안 되는 요청을 들어주다 머리가 깎이고, 참담하게 깎여버린 자신의 머리보다 원형탈모가 온 사람을 보며 더 안타까워하는, 특유의 실감 연기로 안방극장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또한 곽선영은 '소심한 뇌'를 지닌 탓에 상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 한미디 제대로 못하는 법최면수사관 설소정의 답답하면서도 예민한 면면들을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예지원은 철없고, 남성 편력 있는 '성욕 과다 뇌' 김모란을 찰떡같이 표현했고, 우현은 승진을 갈망하면서도 부하 직원에게는 신경질을 내는 김계장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여기에 김수진과 임철형은 각각 신하루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따뜻한 고모와 하루의 잘못된 행동에 가감없이 쓴소리를 하는 박치국으로,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두뇌공조'는 첫 회부터 '뇌 질환' 사건을 중심으로 한 현실감 넘치는 에피소드, 긴박감 넘치는 미스터리한 전개, 웃음을 유발하는 쫄깃하고 코믹한 대사 등 박경선 작가의 섬세한 필력이 빛을 발했다. 이진서 감독은 코믹한 상황 연출과 유쾌한 화면 전환, '뇌'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CG, 화려한 카메라 앵글 등 탄탄한 연출과 깔끔한 영상미를 구현,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특히 '두뇌공조'는 차태현과 정용화의 완벽한 호흡이 시청자들의 재미를 더하는 중. 코믹하게 분한 두 사람의 열연이 암흑기의 KBS를 살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