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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무옵션' FA…팔꿈치 수술→신고선수→암투병→헹가래 투수에 더해진 '인간승리' 한줄 [SC핫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1-19 14:37 | 최종수정 2022-11-19 16:31


고형욱 단장과 악수하는 원종현.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NC 다이노스 원종현(35)이 17년 묵은 자신의 신화 같은 선수 인생에 새로운 한 줄을 더했다.

원종현은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포함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군산상고 졸업 후 LG 트윈스에 입단할 때만 해도 2차 2라운드에 빛나는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수술과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투수가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겪는 증상)을 겪으며 방출 선수 신분이 됐다.

이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NC 다이노스에 신고선수로 합류했고, 창단 멤버가 됐다.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중 대장암이 찾아왔다.

창단 직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원종현에게 NC 구단은 '연봉 동결'로 보답했다. 원종현도 불굴의 의지로 병마를 이겨냈다.

NC 부동의 마무리로 자리잡는가 하면,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2020년 NC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원종현과 양의지. 아이러니하게도 올겨울 두 선수가 모두 NC를 떠날지도 모른다. 스포츠조선DB
그리고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 마운드에 선 투수가 바로 원종현이었다. 몇명 남지 않은 NC의 창단 멤버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원종현은 포수 양의지를 껴안고 꺼이꺼이 울었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 절친이자 경찰야구단에서 함께 복무했고, NC에서 다시 만나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구위가 떨어지면서 조금씩 입지가 불안해졌다. 지난 시즌 도중 마무리 자리를 이용찬에게 내주고 셋업으로 옮겼다. 그래도 올시즌 5승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98로 부활에 성공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35세인 만큼 C등급. 보상선수가 없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원종현.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4년 25억원이란 FA 금액도 인상적이다. 이용찬이 NC로 이적할 때의 계약이 3+1년 27억원이다. 계약의 안정성과 옵션이 더 좋은데다, 계약 당시의 나이 차이(4살)를 감안하면 훨씬 좋은 계약을 따낸 모양새다. 'FA는 타이밍'이란 말도 있지만, 온갖 악재를 이겨낸 원종현의 단단한 멘털도 돋보이는 부분.

원종현은 "키움은 열정적이고 화이팅 넘치는 팀이다.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내내 불펜 때문에 고민을 겪은 키움으로선 원종현의 합류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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