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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한명도 없었다. 한국 먼저 초읽기(feat.허구연-호시노)[무로이칼럼]일본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2-03-21 14:58 | 최종수정 2022-03-22 09:34


2007.07.08
2007년 당시 베이징올림픽 일본전 선발이 유력시 되는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투구 를 지켜보기 위해 코칭스?과 함께 잠실 구장을 찾은 일본 대표팀 호시노(오른쪽 위) 감독. 허구연(왼쪽 위) 해설위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지난 11일 KBO 이사회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71)을 제24대 KBO 총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개최될 구단주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허 위원은 야구인 최초 KBO 총재가 된다.

허 위원의 공적이나 야구에 대한 열정은 한국에서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등 야구의 국제적인 연계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해왔다.

필자에게는 인상적인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다. 2007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결승리그에 진출한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4팀 중 1팀만 베이징 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다.

당시 일본 대표팀을 이끈 고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긴장감을 갖고 대회에 임하고 있었다. 올림픽 예선은 본선과 달리 경기전 그라운드에 취재진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아무도 호시노 감독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없었다. 호시노 감독이 표정에서부터 '다가오지 말라'는 엄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전 홈베이스 뒤에서 타격연습을 지켜보는 호시노 감독에게 다가온 딱 한 명의 인물이 있었다. 허구연 위원이었다. 능숙한 일본어를 쓰는 허 위원과 호시노 감독은 짧지 않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대회 기간중 호시노 감독이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보인 순간은 그때 밖에 없었다. 허 위원은 원래 호시노 감독과 친분이 있었고, 그 해 7월 일본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이 한국 시찰을 왔을 때도 둘은 대화를 나눴다(사진). 그런 전후사정과 허 위원다운 행동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허 위원은 어떤 사람이라도 차별없이 정중하게 대응하는 인물이기도 한다. 약 20년전, 필자가 한국야구 취재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도 부드럽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한 방송사 소속 중계아나운서는 그가 30대였던 15년전 한국시리즈를 취재했을 때 허 위원에게서 식사 권유를 받았다. 그는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저는 많은 야구인들과 악수를 나눠왔는데 허 위원처럼 크고 두꺼운 손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허 위원의 포용력과 함께 강한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KBO에는 일본어, 영어를 잘하는 실무자들이 몇 명 있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의 한 직원은 "그 덕분에 KBO리그의 새로운 제도나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줍니다"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만약 허 위원이 KBO 총재가 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층 더 빠르고, 더 큰 결단도 내릴 수 있다. 그것은 야구를 잘 알고 사랑하는 허 위원이기에 선수나 팬들로선 좀더 행복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NPB의 과거 14명의 총재(커미셔너)중 야구인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검사, 재판관, 은행, 증권회사 출신 인물들이 맡아 왔다. 물론 지금까지도 야구인 커미셔너를 원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 유력 후보자가 바로 2018년 1월 71세로 별세한 호시노 전 감독이었다.

허 위원의 KBO 총재 취임이 결정되면 호시노 전 감독도 하늘에서 기쁨을 느낄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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