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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마침내 결정된 김민재의 행선지, 왜 페네르바체인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08-08 14:23 | 최종수정 2021-08-08 14:28


한국과 스리랑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경기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김민재가 볼을 다투고 있다.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09/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의 행선지가 드디어 결정되는 분위기다. 터키의 명문 페네르바체행이 유력하다.

페네르바체는 8일(한국시각)구단 공식 SNS를 통해 '김민재와의 협상 사실'을 공개했다. 페네르바체는 '우리는 한국 선수인 김민재와 협상을 시작한다. 1996년생인 이 수비수는 8일 이스탄불에 와 협상을 이어가고, 또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전했다. 김민재는 현재 이스탄불에 도착한 상태다. 아직 베이징 궈안 측과 이적료 관련 협상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적 마무리 단계로 보면 될 듯 하다. 김민재는 입국 과정에서 알아본 현지 팬들의 환대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의외의 행선지다. 김민재는 2019년 왓포드를 시작으로, 토트넘, 유벤투스, 인터밀란 등과 연결됐다. 올 여름에는 FC포르투,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이 나왔고, 그 중 포르투는 꽤 오랜 시간 거론됐다. 실제 협상도 진행됐다.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후에도 포르투행 보도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페네르바체가 튀어나왔다. 사실 페네르바체는 김민재 사가에서 그렇게 비중있게 다뤄진 팀이 아니다. 터키팀 중에서는 갈라타사라이가 더 많이 거론됐다. 페네르바체는 다소 늦은 7월에서야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그런 페네르바체가 김민재를 품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김민재는 유럽행을 추진하며 두가지를 핵심 조건으로 삼았다. 국가대표 활동에 지장이 없을 것, 더 큰 문재로 나가는데 장애물이 없을 것. 포르투는 베이징이 만족시킬만한 이적료를 제시했지만, 두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김민재는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의 반대로 올림픽 출전도 하지 못했고, 계약기간과 바이아웃도 김민재 측과 생각이 달랐다.

페네르바체는 이 부분에서 김민재의 니즈를 만족시켰다. 김민재는 경기력 저하에 대한 고민이 컸다. 김민재는 코로나와 이적건으로 인해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만약 계약 만료 후 팀을 선택할 경우, 더 좋은 조건으로 갈수도 있지만, 그 사이 경기력을 떨어질 수도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만큼, 김민재 입장에서 경기력에 대한 부담이 컸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대한축구협회에 여러차례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차원에서 진행된 전북 현대 복귀 이야기, 단순히 올림픽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부분에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의 역할이 컸다. 상하이 상강을 지휘하며 중국에서 김민재와 직접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페레이라 감독은 김민재의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김민재를 수비의 핵으로 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시즌 스리백이 유력한데 김민재를 가운데로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김민재가 입국한 8일에도 바로 영상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FA를 포기했지만, 조건은 나쁘지 않다. 연봉도 포르투 보다는 더 많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베이징 시절보다는 적지만, 유럽에 처음 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조건이다.

향후 빅리그 진출을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김민재는 유럽 진출을 추진하며, 빅리그 직행 보다는 경기를 뛸 수 있는 팀 위주로 찾았다. 유벤투스 이야기가 나왔을 당시에도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빅리그는 아니지만, 유럽 대항전에 나설 수 있는 수준급의 팀을 찾았고, 무엇보다 향후 빅리그행 추진시 도움을 줄 수 있는 팀을 최우선으로 했다. 페네르바체가 이 부분을 만족시켰다. 계약기간은 물론, 바이아웃에서도 원하는 조건을 채워줬다. 물론 바이아웃 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협상 내용을 보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가 제시한 조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뿐만 아니라 페네르바체는 향후 김민재의 빅리그 진출시 협조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오랜 설로 지쳤다. 2년 넘게 진행된 '김민재 사가'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자기를 믿어주는 감독과 최상의 조건, 향후 빅리그 진출시 협조까지, 김민재 입장에서 페네르바체는 여러모로 최상의 행선지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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