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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태리(31)가 김태리 했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흥행 보증수표로 거듭난 그가 충무로에서 황무지와 같았던 우주 SF에 도전, 이 어려운 일마저 성공 궤도에 안착시켰다.
특히 '승리호'는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김태리의 파격적인 변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 중 막말은 기본, 늘 술에 절어 있고 안하무인 성격 탓에 거친 우주 노동자들도 혀를 내두르는 장선장을 연기한 김태리. 못 다루는 기계가 없고 비상한 두뇌와 남다른 리더십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하며 승리호를 이끄는 젊은 리더를 연기한 김태리는 승리호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정의롭지 못한 일에 단호함을 드러내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또 한 번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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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승리호'에 "굉장히 한국적인 영화다. SF는 서양 영화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우리 영화는 우리의 정서가 굉장히 많이 녹아 있는 것 같다. 한국적이다. 우주복이라고 할 수 없는 해진 우주복, 그리고 지구에서 먹을 법한 음식을 먹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적인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놀라웠고 조성희 감독이 큰 걸음을 간 것 같다. 그 첫걸음으로 부족하지 않은 걸음이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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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론 내 이미지가 스스로 파격적이라 생각했다. 조성희 감독이 장선장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촬영 전 이미 3D 작업으로 장선장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최초라는 말이 주는 설렘이 컸고 장선장 캐릭터에 대한 끌림도 컸다. 어려운 지점이 보였지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다. 단순하면서도 따뜻하고 이야기 속에서 장선장 혼자 해내는 게 아니라 다 함께 해내는 지점이 좋았다. 모든 좋은 이야기는 한 가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본 적 없는 이야기라 많이 끌렸다"고 자신했다.
장선장과 싱크로율에 김태리는 "마이웨이 하는 장선장 모습은 많이 배우고 싶다. 많은 분이 내게 당당한 매력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당당하지 않다. 굉장히 쭈구리 같다. 뭐가 중요한지 아는 그런 장선장의 시선을 기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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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승리호'는 장르적인 측면이 강한 영화다. SF, 우주 영화다. 처음에는 우주선에 발붙이기도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승리호'는 4개월 바짝 촬영했는데 동료들과 숙소에 같이 머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장르에 속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우주지만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애가 드러나면 이야기는 알아서 굴러가게 될 것 같았다. 우주 이야기라는 것에 멀게만 느낄 것이 아니라 사람 이야기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리호'의 신파 서사에 대해 "사실 나는 신파가 있다는 걸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태호의 부성애 코드를 재미있게 봤다. 그 부분이 조성희 감독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다"며 "어떤 한 분이 '승리호'에 대해 '다 떠나 영화 중반이 지날 때쯤 이 작업에 함께한 모두에게 그저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라는 평을 받았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다들 베테랑이지만 처음 만드는 상황이었다. 다들 열심히 만들어 갔다. '승리호' 속 모습처럼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하기도 하다"고 자부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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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승리호' 때 주변에서 말하는 흥행 부담감이 정말 크게 왔다. 외부의 기대감이 부담감으로 왔다. 오죽하면 '왜 나를 이 작품에 캐스팅했나' 싶은 원망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승리호'가 개봉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로 공개돼 흥행 관객수는 알 수 없게 됐다. 지금은 내가 해오던 것처럼 시나리오에 최선을 다하자는 고민만 하기로 했다. 지금 다가오는 것을 열심히 해내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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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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