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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2020시즌 KBO리그 홈런왕과 타점왕인 멜 로하스 주니어(전 KT 위즈)와 사실상 입단 합의를 했다. '일본 구단이 또 큰 돈을 내고 KBO리그의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갔다'는 인상을 가질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본 구단들이 그렇진 않다. 한 일본 구단 해외 담당 스카우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가령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앙헬 산체스(전 SK 와이번스)의 경우 우리를 포함해 몇몇 구단이 KBO리그에서 뛰기 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산체스는 꼭 잡고 싶었던 투수였는데 요미우리가 관심을 갖게 된 이후 협상이 어려워졌다." 산체스가 요미우리에서 받은 연봉은 약 36억원이다.
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20승을 기록한 라울 알칸타라도 산체스와 비슷한 케이스다. 퍼시픽리그의 구단 스카우트는 "알칸타라가 미국에 있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고, KT 소속이었던 지난해 수원으로 보러 간적도 있었다.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올해 20승을 달성해 가치가 무척 높아졌다. 두산이 알칸타라와 재계약하려면 150만~200만달러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금액을 새 용병에 투자할 수 있는 구단은 요미우리, 한신,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의 경우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고 한 스카우트는 말했다. "스카우트들은 외국인 투수를 볼 때 보통 마이너리그에서 10경기, 메이저 리그에서 10경기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그 선수의 능력치를 파악한다. 하지만 올해는 마이너리그 경기가 없었고, 메이저리그도 축소됐기 때문에 선수 파악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144경기를 진행한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를 예년보다 많이 체크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는 "우리는 크게 성공할 외국인 선수를 잡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 가능성이 작은 선수를 원한다. 그런 면에서 KBO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는 아시아 야구에 적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상 리스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는 실패 리스크가 작아 일본 구단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활약하면 할수록 '머니 게임'은 불가피해진다.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구단은 한정돼 있지만 한신은 그것이 가능했기에 로하스를 잡을 수 있었다. 알칸타라의 경우도 그렇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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