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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이례적인 이영하의 마무리 전환으로 본 선발과 마무리의 차이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9-07 14:28 | 최종수정 2020-09-08 08:00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두산 이영하. 박재만 기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특히 지난해엔 17승을 기록한 선발 투수가 시즌 도중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경험이 적은 투수의 보직 이동이라면 몰라도 에이스급 투수의 시즌 중 보직 전환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 이야기.

올시즌 이영하는 선발 투수로 3승8패. 다소 부진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이영하는 투수 코치와 면담을 하고 스스로 마무리 투수 전환을 원했다고 한다. 이영하는 8월 29일 LG 트윈스전부터 마무리로 활동중이다.

프로야구 선수단을 한 조직이라고 한다면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투수의 이동은 부서내 이동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선발로 능력을 발휘하는 투수와 마무리로 잘 할 수 있는 투수의 성격은 다르다.

마무리로 성공한 투수의 특징 중 하나는 기분 전환을 잘한다는 점이다. 매일 올지도 모르는 등판 기회를 위해 준비를 하고, 찾아온 기회에서 공 하나로 팀 승리를 결정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팀의 패배가 결정될 수도 있다.

자기 실패에 낙담하고 후회해도 다음날 바로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날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 마무리 투수로서 잘 던질 수있다.

그런데 올시즌 일본에서는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외출이 어렵고 기분 전환이 예년처럼 잘 되지 못하는 게 마무리 투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발과 마무리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도 생활 리듬이 다르다. 선발은 약 5일 간격으로 경기에 나가는데 마무리는 설명한 대로 매경기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경기 초반, 더그아웃 안에 마무리 투수의 모습은 없다. 5회 정도까지는 라커룸에서 마사지 등을 받으면서 쉬고 경기 상황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무리 투수에게 있어 경기 초반은 쉬는 시간이지만 책임감을 쌓는 시간이기도 하다.


두산에는 선발과 중간계투를 경험한 뒤 2015년부터 2년 동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이현승이 있다. 이현승은 예전에 "2시간 50분 동안 팀이 이기고 있어도 제가 던진 10분 동안 패배로 바꿔질 수도 있다. 마무리 투수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라고 어려움을 얘기한 적이 있다.

이영하의 마무리 전환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최고의 우완투수로 꼽히는 이영하가 선발 투수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마무리 투수 능력을 가진 투수가 있는 반면 선발 투수로서 빛나는 인물도 있다. 이영하는 김 감독의 말 그대로 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투수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마무리 경험이 이영하에게 향후 좋은 결과로 연결되길 바란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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