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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남길(37)이 "남자의 자존심인 깔창 애드리브는 이윤기 감독에게 낚인 애드리브다"고 말했다.
스크린 역시 2004년 개봉한 '하류인생'(임권택 감독)을 시작으로, '내 청춘에게 고함'(06, 김영남 감독) '후회하지 않아'(06, 이송희일 감독) '강철중: 공공의 적 1-1'(08, 강우석 감독) '모던 보이'(08, 정지우 감독) '미인도'(08, 전윤수 감독) '핸드폰'(09, 김한민 감독) '폭풍전야'(10, 조창호 감독) '해적: 바다로 간 산적'(14, 이석훈 감독) '무뢰한'(15, 오승욱 감독) '도리화가'(15, 이종필 감독) '판도라'(16, 박정우 감독), 그리고 '어느날'까지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신작 '어느날'에서는 보험 사건 조사를 위해 찾은 병실에서 식물인간 상태의 단미소(천우희)를 만나게 되면서 삶의 희망을 얻게 된 인물을 연기한 김남길. 기존의 선 굵은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둔 김남길은 '어느날'에서 유쾌하면서 따뜻하고 속 깊은 캐릭터로 변신해 관객에게 신선함을 안길 전망.
김남길은 영화 속 애드리브에 대해 "과거 애드리브를 많이 했던 선배가 더 경력이 높은 선배에게 혼나는 걸 봤다. 그 뒤로는 웬만하면 애드리브 안 하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나서 필요한 부분들에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영화에서는 자동차 신 촬영할 때 애드리브가 있었다. 그 장면은 이윤기 감독이 '대본이 없으니까 편하게 연기해'라고 가볍게 말했는데 그 말에 발끈하기도 했다. 사실 가장 어려운 연기이지 않나?"라며 "그 장면에서 애드리브 하는데 천우희가 당황할 법도 한 상황에 너무 잘 맞춰주고 받아주더라. 센스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세게 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 받아치더라. 카메라 감독은 심지어 천우희에 대해 화장품 광고 같다고 하더라. 반면에 나는 자동차 신에서 머리가 산발이 됐는데 누구 하나 신경 써주지 않더라. 그런 부분은 애드리브가 가능하고 전체적인 상황이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이 소재 자체와 달리 가볍게 풀려는 지점이 있었다. 편안하게 풀어줘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어서 애드리브를 했는데 제지당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김남길은 영화 속에서 영혼인 단미소를 보고 도망가는 장면에 대한 에피소드도 언급했다. 도망가는 과정에서 구두가 벗겨졌고 동시에 깔창까지 탈출해 웃음을 자아낸 신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깔창 장면도 놀라서 도망가는 장면이었는데 신발이 벗겨지는 설정을 추가했다. 신발이 깔창을 넣어야 잘 벗겨진다고 해서 깔창을 넣고 뛰었는데 뛰다 보니 같이 튕겨 나오더라. 깔창이 걱정돼 이윤기 감독에게 깔창은 지워달라고 했는데 안 지워줬다. 나는 개인적으로 깔창을 사용하지 않아서 자존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몇몇 분들은 깔창이 자존심이라고 하더라. 그렇다고 내가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깔창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애드리브가 과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재미로 느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남길, 천우희, 임화영이 가세했고 '남과 여'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멋진 하루'의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