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5단 바둑황제 조훈현에 도전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3시 44분
"명가의 후예요? 제가 제일 듣기 싫은 말입니다."
얼굴 가득히 패기가 가득찬 이성재 5단(23)이 생애 첫 빅 타이틀에 도전한다.
상대는 패왕전 19연속 패권에 도전하는 바둑황제 조훈현.
이 5단이 17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릴 제34기 One Shot 018배 패왕전 도전 3번기 제2국에서 이길 경우 국내 토종기사로는 11년만에 `빅4'를 꺾고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다.
이 5단은 지난 9일 제1국에서 조 9단을 139수만에 흑 불계승으로 눌러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 하다.
조 9단과의 역대 전적은 5승 6패로 신예 기사중 최고, 조 9단은 루이 나이웨이 9단에 져 국수위를 내놓는 등 최근 3연패에 1승 5패의 부진에 빠져 일단은 이 5단이 유리한 편.
이 5단은 바둑계에서 명가의 후예로 불린다.
대원로 조남철 9단이 작은 외할아버지이고 `일본 정상'인 조치훈 9단이 외삼촌. 최규병 9단과는 이종사촌간이다.
하지만 이 5단은 `후예'라는 칭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나는 나일뿐 누구의 그늘밑에 있는 게 싫다"는 뜻. 말하자면 당찬 독립선언이다.
이 5단은 `반상의 삼손'이라 불릴만큼 공격적이어서 조 9단이 조금 밀릴수 있다.
하지만 2년전 패왕전에서 조 9단은 이 5단에 초반 2연패를 당하고도 3연승의 대반격으로 타이틀을 지킨바 있어 승부는 안개속.
도전 2국은 한국기원 사이버기원(www.baduk.or.kr)과 정보지 가로수(www.ebaduk.cr.kr)에서 오전 10시부터 생중계한다.
[김수인 기자 victor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