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구렁이탕등 먹고 펄펄…철인 훈련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13시 14분
"이 기운을 어디다 쓰나?"
지난해 12월 9일 누나가 살고 있는 태국으로 건너가 개인 전지 훈련을 하고 있는 두산 에이스 강병규(28).
8일 귀국을 앞둔 그는 요즘 넘쳐나는 기운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의 하루 스케줄은 야구선수라기보다 철인 3종경기 선수에 가깝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우선 푸켓 해변 모래밭을 달린다.
보통사람은 천천히 걷는 것도 어려운 모래밭을 1시간이 넘도록 마라톤 선수의 속도로 뛴다.
모래밭 달리기 후의 아침 식사는 꿀맛.
식사 후에는 동네 청년들과 축구나 농구를 하는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발재간이 좋고, 몸이 부드러운 태국인들 사이에서 한골이라도 넣으려면 쉴틈 없이 움직여야하므로 체력 훈련으로는 그만이다.
오후에는 스쿼시를 즐긴다.
그러나 말이 좋아 즐기는 것이고, 상대를 5명쯤 바꿔가며 휴식 없이 4시간동안 계속 라켓을 휘두르는 `전투 스쿼시'.
강병규는 "연말에 먹은 `구렁이+자라탕'의 효험"이라고 하지만 실상 그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올시즌 팀 최고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이경필과 함께 선발 투톱으로 나서 13승을 올린 지난 시즌의 좋은 리듬을 2000년에는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
91년 입단 히우 최고의 성적이고, 10승대 진입은 93년 이후 처음이다.
"지금같은 컨디션이라면 30승도 할 것 같다"는 강병규의 올해 목표는 20승.
지난 시즌 끝 무렵 나타나기 시작한 어깨의 스트레스성 근육통도 깨끗이 사라져 마음도 한결 가볍다.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던지겠다"는 강병규의 태국 훈련 효과는 올시즌 두산 마운드를 이끌어나갈 최대 견인력으로 작용할 듯하다.
[송철웅 기자 simb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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