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SK '신인왕 누굴까' 고민
기사입력 2000년 01월 04일 14시 04분
"이제 신인상 0순위라고 불러 주세요."
현주엽의 트레이드가 결정난 구랍 24일 오전 구의동 SK 체육관.
전격적인 트레이드 소식에 놀란 선수들이 웅성거리며 몸을 푸는 가운데 의무실에 있던 황성인이 뼈있는 농담을 했다.
황성인이 말하는 0순위는 흔히 쓰이는 가장 유력한 후보란 뜻이 아니다. 조상현이 가세하면서 자기가 신인상을 탈 기회는 완전히 `제로(0)'가 됐다는 것.
조상현은 SK로 오자마자 인터넷 홈페이지의 올시즌 포부란에 "팀의 좋은 성적, 개인적으로 신인왕"이라고 내걸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적은 황성인의 가슴이 뜨끔할 만도 하다.
서대전초등학교 4학년때 나란히 농구를 시작한 13년지기이지만 평생에 한번뿐인 신인상을 타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욕심보다 자존심의 문제.
구단도 벌써부터 머리속이 복잡하다.
지난시즌에 서장훈, 현주엽이라는 거물급 신인을 보유한 SK는 누구를 밀어줄지 곤혹스러워 `신인상 유세'도 어물쩡 포기했었다.
결과는 두명 다 탈락. 플레이오프 탈락도 컸지만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삼보 신기성이 `어부지리'로 신인상을 받았다.
박건연 코치는 "정규리그 끝날때쯤 두명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합의를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단으로선 포인트가드 황성인에게 무게를 두는 것이 사실. 그러나 궂은 일인 어시스트보다 득점력이 먼저 평가받는 게 또 현실이다.
올시즌 가장 경쟁이 치열한 개인상 부문은 신인상이다.
[김미연 기자 ibiz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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