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무명 정현욱의 깜짝피칭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11분
스포츠에서 `절대'라는 단어는 큰 의미가 없다.
기량이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요소가 비일비재한 까닭이다.
19일 대전경기는 한화 송진우의 명성과 삼성 정현욱의 실력에서 갈렸다.
경기전 예상은 한화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지만 송진우는 한때 최고의 왼손투수로 불리던 백전노장.
반면 청원정보고（전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정현욱은 프로 4년생이었지만 지난해 1군에서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무명. 게다가 이날은 데뷔 후 첫 선발.
그러나 이름값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송진우가 3회까지 홈런 3개 등 5안타에 5실점을 하고 쓸쓸히 강판된 것과 달리 정현욱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한화타자들에겐 낯설기도 했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실력이었다.
초반 제구력은 다소 흔들렸지만 직구 최고시속 147㎞의 강속구와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은 가히 일품이었다.
7이닝 3안타 1실점.
기록이 말해주듯 선수들이 흔히 쓰는 `긁힌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깜짝피칭이었다.
[대전＝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