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쌍방울 조원우의 끝없는 도전정신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4시 30분
"그동안 수고했다."
쌍방울 조원우(28)는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휴대폰에 낯익은 음성메시지를 발견했다.
부산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한순일씨(58)였다.
지난달 18일 군산 두산전 이후 20경기연속안타를 칠때까지 `연속'이란 말을 입밖에도 꺼내지 않던 어머니였다.
지난 9일 결혼한 형 조원석씨(31) 역시 괌 신혼여행중 동생에게 안부전화를 걸어도 연속안타 얘기는 한마디도 안했다.
대기록에 도전하는 아들, 동생이 조금이라도 부담을 느낄까 두려워서였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2대3으로 패한뒤 쌍방울선수들은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아깝게 1점차로 패했지만 승부 때문만은 아니었다.
최근까지 늘상 그래왔듯이 경기후 자랑스런 팀동료의 얼굴을 한번 쓱 쳐다봐야 하는데 이날은 달랐다.
조원우의 연속안타기록이 20경기에서 끊어진 것.
비록 꼴찌팀이지만 기록에 도전하는 동료는 작은 위안이요, 자랑이었다.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의식적으로 조원우를 피했고, 마음속으로만 간절히 응원했다.
김성근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타격보다는 수비얘기를 더 많이 꺼냈고, 엉뚱하게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강조했다.
구단직원들은 팀이 5연패에 빠졌을때보다 더 한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조원우는 의외로 담담하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죠, 앞으로 꼭 100경기가 남았어요."
가슴을 옥죄는 부담감을 떨쳐낼때마다 더욱 성장하는 법이다.
그의 `도전정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