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쪽집게 비결은 관찰력'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5시 04분
지난 17일 토요경마는 본지 `조교점수'가 대박을 터뜨린 날이었다.
이날 제4경주에서 복병 `오션엠프레스'가 1착, `사이코원'이 2착으로 골인하며 복승식에 300.2배의 초고액 배당이 터졌다.
이는 일반 예상지들이 미처 예상치 못한 일.
그러나 본지에 조교점수를 단독 게재하는 예상지`마사일호'는 이를 족집게처럼 집어냈다.
이날 `오션엠프레스'는 데뷔전을 치르는 신예마였고, `사이코원'은 최근 입상 전력이 거의 없는 부진마. 경마팬들이 외면할 만 했다.
그러나 조교관찰 전문가 문영창씨(61·마사일호 상무)의 눈에는 이들이 준마로 보였다.
"새벽 조교에서 봤더니 연신 뒷발질을 하며 펄펄 날았어요. `사이코원'은 특히 조교량이 엄청 났죠."
말이 몸상태가 좋다고 높은 조교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1~2주간 속보 구보 습보를 모두 살펴야 하고, 특히 기수와의 호흡이 잘 맞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일찍 깨는 새가 먹이를 잘 찾는다'는 말은 경마장에서도 통한다.
동이 트기도 전인 평일 오전 5시. 출주를 앞둔 말들이 일제히 새벽 조교에 돌입한다.
때문에 각 예상지의 관찰자들은 매주 월수목금 새벽 3~4시에 기상, 경마장으로 달려간다.
평일 조교마의 수는 500마리 이상. 그래서 말의 조교방법, 조교량, 몸상태, 스피드 등을 한눈에 꿰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문씨는 경마 경력 40년에 7년째 새벽 조교를 관찰한 업계 최고 베테랑.
문씨가 팀장으로 일하는 `마사일호' 조교관찰팀에선 4명(경마경력 합계 100년)이 제각각 관찰한 자료를 종합한다. 이를 숫자로 표시한게 바로 `조교점수'이다.
조교점수야말로 `999 배당'의 산실이라고 문씨는 주장한다.
"하루 수백마리의 말중 당연히 눈에 띄는 말들이 있지요. 이들이 대박을 터뜨린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조교는 일반 경마팬도 관찰이 가능하다. 그중 조교 강도가 높은 월요일과 목요일 새벽을 주목하라고 문씨는 덧붙였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