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86년이후 개막전 첫3연승…13년만에 앙코르쇼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01시 15분
거인의 `힘의 야구'를 당해낼자 누구인가.
지난 86년 이후 13년만에 개막전 3연승.
이런 페이스라면 올시즌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에서 7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높여잡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3게임 동안 8개구단 최고인 3할6푼6리의 팀타율과 0.75의 `꿈의 방어율'.
5일 부산 두산전은 롯데의 돌풍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개막 3연패는 막아보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두산을 맞아 2차례의 동점승부끝에 3대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년연속 꼴찌에다 게임막판 역전패를 밥먹듯하던 나약한 롯데의 모습이 아니었다.
두산 3차전서 투타의 최고참인 성 준（37）과 김응국（33）이 수훈갑의 활약을 펼친 점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3이닝을 특유의 노련한 피칭으로 막아내 구원승을 올린 성 준은 게임뒤 "3승 남은 개인통산 100승 보다는 올시즌 팀의 재도약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똘똘 뭉친 선수단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작년까지 2년간 부진에 허덕였던 김응국은 8개구단 최고령 톱타자로 새롭게 변신, 공격의 물꼬를 열었다.
1안타에 머물렀지만, 7회 결승 득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3차례나 출루하며 게임메이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마 국가대표 에이스출신의 `5억투수 손민한'도 지난 97년 어깨수술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 주형광 문동환에 이은 `선발 트로이카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5이닝만 던졌지만, 어깨수술 이후 가장 빠른 시속 146㎞의 강속구에 투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구사한 예리한 슬라이더는 두산타자들이 움찔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롯데팬들은 올해 사직벌에서 열리는 `가을의 제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부산＝이백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