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막강투수진에 가려…2군행 운명
기사입력 1999년 03월 12일 13시 57분
"나는 뛰고 싶다."
몸상태도 최상이고, 출격채비도 마쳤다.
그러나 기량을 펼쳐보일 무대가 없다.
지난 97년 계약금 3억2천만원의 큰돈을 받고 입단한 현대 오른손 정통파 투수 최영필（25）.
그는 시즌개막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답답해진다.
40일 가까운 해외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직구 최고시속은 145㎞에 이를 만큼 정상에 올라왔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도 손에 확확 감겨온다.
하지만 최영필은 시즌개막과 함께 2군에 내려갈 것이 확실시 된다.
현대 투수진이 워낙 막강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
현재 팀내에서 최영필의 위치는 정확하게 랭킹 10위다.
데뷔 첫해인 97년 4승（10패）으로 잠깐 얼굴을 내밀었을 뿐 작년 11경기 출전에 이어 2년 연속 무대뒤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최영필은 현대를 제외한 다른팀에 가면 당장 선발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초 김용휘단장에게 정식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2∼3년만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약없는 공약만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최영필은 "구단에서 나의 장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길을 열어 줬으면 좋겠다. 다른팀에 가서도 안되면 깨끗이 포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살난 아들 종현과 10개월된 딸 혜린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최영필은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가장 괴롭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