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4자숙어'로 본 해우소 풍경
기사입력 1999년 02월 02일 15시 47분
바로 `배설행위'(排泄)이다. 그래서 야그인 바 지금 식사 중인 분들은 읽기를 잠시 뒤로 미루시기 바란다.
그러나 우리가 하루에 적어도 한번 이상 방문하는 곳이 화장실 아닌가.
우리 옛 조상님들은 그곳을 근심걱정을 없애 주는 장소라는 뜻으로 `해우소(解憂所)'라 했는데, 이 보다 더 멋진 이름이 지상에 또 있을까?
자, 해우소에서 생기는 일들을 무식하게(?) 직설적으로 말하느니 `4자숙어'로 유식하게 말하는 법을 연구해 보자.
1. 준비를 하고(투하 자세를 취하고) 앉았는데, 힘을 쓰기도 전에 너무 쉽게 많은 분량이 나와 버렸을 때→ 전의상실.
2. 반대로 담배를 세대나 피우면서 용(?)을 썼건만 작품이 보잘 것 없을 때→ 지리멸렬.
3. 분명히 떨궜는데 나중에 그 행방이 모연할 때→ 오리무중.
4. 두루마리 화장지가 그 안의 뼈(동그란 통)만 있을 때→ 입장난처.
5. 그래서 앞 뒤칸 가리지 않고 두드리며 빌려(?) 달라고 사정할 때→ 좌충우돌.
6. 그 중 한 사람이 명함 크기 만큼이라도 주면→ 감지덕지.
7. 읽을 때는 국내지, 사용(?) 할 때는 영자지를 쓰면→ 국위선양.
8. 색깔도 회색에 먼지만 나는 싸구려 두루마리는 싫다며 꼭 고급티슈만 쓰면→ 허례허식.
9. 겨우 확보한 종이(화장지, 티슈, 광고전단, 신문…)를 변기 안에 빠뜨리고 말았을 때→ 오호통재.
10. 시작 때는 聲&量 이 거창했으나 나중 결과는 찜찜할 때→ 용두사미.
11. 앞-뒷 칸의 사람도 변비인지 안타까운 용(?) 쓰는 소리만 들릴 때→ 동병상련.
12. 공중화장실에서 가끔 겪는 일, 무심코 들어 갔는데 문에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나 있을 때의 기분→ 무장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