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무릎통증 말끔…구원왕 금빛 예감
기사입력 1999년 02월 02일 15시 03분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20대 청년이다.
1일 선동열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야마다 신임 투수코치는 "페이스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말을 하곤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피칭을 일찍 시작하긴 했지만 체력, 컨디션 등 모든 면에서 나무랄데가 없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야마다코치가 정작 놀란 것은 300m 러닝.
야마모토, 다케다, 시마자키 등 3∼4세 아래인 선수들과 함께 A조에 속한 선동열은 이들을 따돌리고 1등으로 골인.
3시간여동안 땀을 흘린뒤의 마무리 훈련이어서 지칠법도 하지만 팀내 최고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무쇠체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말 선동열은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을 정도로 왼쪽 무릎의 염증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사실을 잘알고 있는 야마다코치도 은근히 걱정을 했지만 캠프 첫날 `수호신'에 대한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러닝에서 확인됐듯 무릎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
선동열은 훈련직후 "코칭스태프로 부터 모든걸 자율적으로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뜀.
체력 관리는 물론 피칭 속도 조절 등 일체 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것.
지난 3년간 보여준 성실함이 밑거름이 되긴 했지만 캠프 첫날의 인상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작년보다 일주일정도 일찍 몸을 만든 노력이 벌써부터 작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
현재 체중은 93㎏.
많은 훈련량에도 불구하고 시즌때보다 3㎏ 정도 늘었지만 "체중이 늘어난게 아니라 근육이 붙은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 눈치.
"젊은 선수들은 `깡'으로도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체력 안배가 정말 중요합니다. 위기감에서 서둘러 일찍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올시즌 3년연속 30세이브포인트 이상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선동열의 첫 출발이 상쾌하다.
[오키나와＝양정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