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명포수 존슨과 첫 출격 '0.1초 승부'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3시 59분
`0.1초 차이가 박찬호를 정상으로 끌어올린다.'
구스 그렉슨 LA 다저스 투수 코치는 내셔널리그（NL） 최고의 수비형 포수 찰스 존슨（27）의 영입으로 박찬호（25）의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찰스 존슨이 가세한 요즘 그렉슨 코치가 박찬호에게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것은 세트포지션에서의 템포를 늦추라는 점.
와인드업 자세에서 꽂아대는 박찬호의 구질은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지만 주자가 진루해 세트포지션에 들어가면 제구력이나 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렉슨 코치의 지적이다.
19일（이하 한국시간） 기자와 만난 그렉슨 코치는 "찬호는 세트포지션이 되면 갑자기 피칭 템포가 빨라져 공의 위력이 떨어지고 자꾸 뜬다"고 지적했다.
박찬호의 템포가 빨라지는 것은 포수 피아자의 송구 능력이 떨어지는데 큰 이유가 있었다.
주자들의 2루 도루 성공율이 80％에 육박하다보니 투수가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렉슨코치의 지적으로는 워낙 공이 빠른 박찬호의 경우 강속구를 던지면 세트포지션에서 포수의 미트에 공이 꽂히기까지 1.2초면 완벽하고, 커브볼도 1.3초가 이상적이라는 것.
그러나 박찬호는 직구의 경우 세트포지션에서 공이 포수의 미트에 도착하는데 1.05초에서 1.1초가 걸리는 것이 대부분이며 중심이 앞으로 쏠려 오히려 위력이 떨어지고 공을 뜨게 된다.
박찬호는 존슨과 호흡을 맞추게되자 "우선 주자가 나가도 안심하고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공의 위치를 계속 변화시키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 리드가 뛰어나 항상 자신있게 공을 뿌릴 수 있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존슨 역시 "찬호의 위력은 잘 알고 있다. 경기에 앞서 불펜에서 5분 정도만 받아보면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20일 오전 9시5분 열리는 시카고 커브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새 콤비 찰스 존슨 포수와 `0.1초의 위력'을 얼마나 과시할지 주목된다.
[시카고=민훈기 특파원]